한지 위에 엷게 바른 소석회 위에 끊임없이 '지우고 그리고'를 반복한 흔적으로 꽃을 그리는 작가 이기영이 12월9일부터 22일까지 이화익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무엇이 작가에게 애써 그린 그림을 지우고, 그 위에 또 그리고, 다시 지우고를 반복하게 했으며 화폭 위에 남겨진 것과 지워진 흔적들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작가는 어쩌면 자기 삷 속에 공종하는 현실과 이상적 관념 사이에 끊임없이 축척된 수많은 순간들을 기록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이기영은 화려해서 아름답기보다는 차가워서 청명한 무채색의 먹꽃을 '지우고 그리고'를 반복해 그린다. 그는 삶이란 아름답다고 해서 전부 아름다운 것도, 시들거나 죽어 사라진다고 해서 추한 것도 아닌 오히려 그 삶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것임을 말하려는 것처럼 무수한 순간들을 그리고 지웠다가 다시 그리는 작업을 반복해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꽃보다 아름다운 먹꽃을 탄생시킨다.

삶의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꽃을 통해 인간 만사를 그려내는 그는, 이제 비단 꽃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소중한 어떤 것을 그리더라도 관념의 프리즘을 통해 완성할 힘을 갖추고 있다.



무채색의 먹으로 그린 꽃에서 아이들의 사탕, 작가의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으로 그림의 소재는 다양해지고 아름답고 화려한 색으로 칠해진 그의 이번 작품은 대상이 현실인 것이며 그 현실을 그만의 구성법을 통해 화면 위에 재현해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 전시명 : 이기영 개인전(展) 展)
□ 기간 : 2009년 12월9~22일
□ 장소 :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 갤러리'
□ 문의 : 02-730-7818


JTN 유진희 기자
Copyrightⓒ2009 JTN all rights reserved.

《기사제보 press@j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