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H(45)씨가 노화방지를 위해 클리닉을 방문했다. 노화가 더 진행되기 전에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싶은 게 목적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피로도는 약간 높고 성기능은 감퇴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별 문제는 아니었다.

혈액검사에서도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화 스트레스 검사에선 다른 결과가 나왔다. 활성산소가 무척 높았고, 항산화력은 낮았다. 게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에선 항산화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씨로선 노화와 만성질환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몸 상태였던 것이다. 노화 원인으로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활성산소 이론이다. 산소가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체는 각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산화해 발생하는 에너지로 생명을 유지한다.

이 대사과정에선 마치 자동차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것처럼 세포를 파괴하는 독성물질이 만들어진다. 이를 활성산소라고 한다. 이는 생체조직을 공격해 세포를 손상시키는 주범이다. 그래서 유해산소라고도 불린다. 물론 활성산소가 꼭 사람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이 산소는 병원체 또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한다.

강한 살균작용으로 병원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발생하면 세포, 세포 소기관에 손상을 입힌다. 생체 내 여러 단백질의 아미노산을 산화시켜 단백질의 기능 저하도 초래한다. DNA에도 손상을 주고, 돌연변이나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질환 중 90% 정도가 활성산소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암·동맥경화·당뇨병 등이다. 특히 심근경색과 협심증·뇌중풍 등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는 불포화지방산이 산화돼 이물질로 바뀌어, 혈관 내벽을 변성시킴에 따라 혈관이 딱딱하게 경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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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