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유진희 기자] 서울동물원 인기스타였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1963년생 추정)할아버지'가 서울동물원과 함께 해왔던 역사를 뒤로 하고 노환으로 지난 17일 세상을 떠났다.

고리롱할아버지는 지난 1968년 1월(당시 4~5살 추정) 아프리카로부터 서울동물원의 전시인 과거 창경원으로 들어왔다.

고릴라의 평균수명이 야생에서 30~40년이라는 점에서 이보다 훨씬 오래 산 49살 추정(사람으로 치면 80~90세 가량)의 세월을 살아 온 장수동물이다.

고리롱할아버지의 건강은 지난 1월20일부터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노환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 했을 뿐 아니라 치아 또한 모두 마모되어 지난 2008년부터는 음식섭취도 어려워 사육사들은 매일같이 닭고기와 영양제를 첨가한 주먹밥을 만들어 일일이 입에 넣어 주는가 하면 특별 영양식단으로 건강을 챙겨 왔으나 모든 사육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 조용히 눈을 감고 말았다.

고리롱할아버지는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살아 온 아내 고리나와 결혼생활을 시작한 이후에 부부간의 성격차이로 결코 행복하지 못한 생활을 이어 왔으며 평생을 살아오면서도 대(代)를 이어 줄 자식하나 남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는 창경원 동물원 시절, 열악한 시설환경 탓으로 고리롱할아버지의 양쪽 발가락을 절단 할 수 밖에 없었던 불편한 몸이 항상 고리나와의 힘의 경쟁에서 밀려 약자의 설움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애뜻한 사랑한번 나눠 보지 못한 채 그 안타까움으로 모든 매스컴의 화제의 동물이 되기도 하다.


유진희 star@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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