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능검사를 실시중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단속반

21세기 세계 각국은 자국을 대표하는 농축수산물 을 해외로 수출 하고, 부족한 품목은 수입함으로써 자국민들에게 다양하고, 충분한 식량 공급 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적인 흐름에 동참하고 있지만, 간혹 생기는 부작용으로 인해 수입 농축수산물 전체가 위험한 먹을거리로 오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농축수산물은 국내에 반입되는 순간부터 검역과 검사를 거쳐 안전이 확보된 것 만 국내에 유통될 수 있다. 특히 축산물은 유통에서 보관, 그리고 판매까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하 검역원)에서 철저한 감시를 하고 있다.

일부 부도덕한 유통업자들로 인해 안전하게 수입, 관리되고 있는 대다수 수입 축산물까지 의심을 받는 일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그래서 검역원 은 지난 11월 2일에서 27일까지 20일에 걸쳐 '축산물수입판매업소 특별단속' 을 실시했다.

지난 11월 24일 실시된 단속의 현장에 농림수산식품부 블로그 기자단이 동행해 철통같은 감시를 지켜봤다. 지금부터 수입축산물의 관리 현장 속으로 함께 떠나 보도록 하자.

단속 동행 취재를 위해 찾아간 곳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감시조사과. 이번 ‘축산물수입판매업소 특별단속’ 을 진두지휘하는 곳이다.

“축산물수입판매업 특별단속은 전국의 축산물수입판매업 및 보관업소 에 대한 특별단속을 말합니다. 저희 본원에서만 감시조사과 소속 12명이 2인 1조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고요. 축산물의 위생에 관한 것과, 영업자간 거래내역 기록이 잘 작성되고 있는지 등을 단속합니다.”

이번 단속의 지휘자 나병승 사무관과 박래성 주무관의 설명이다. 이번 단속에서는 축산물의 보관 과정에서 금지된 축산물을 취급하지 않는지, 축산물 표시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를 확인한다. 또한 유통기한이 지난 축산물을 보관하고 있지 않는지, 수입산 축산물의 경우 영업자간 거래내역을 잘 작성하고 보관하였는지를 보고, 종업원 위생교육은 잘 실시되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고 한다.

원산지 표기 뿐만 아니라 식품 위생에도 관심 가졌으면…

오늘의 단속 장소인 경기도 광주의 ‘ㄱ물류’로 향하는 차 안. 계속해서 기자단과 단속팀 사이에 이야기가 오고 갔다. 기자단의 질문 공세에도 단속반원들은 차근차근,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박 주무관은 “사람들이 원산지 표기 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져도, 정작 축산물 위생 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측면이 많아요”라며 “가축 질병들 가운데는 인수공통 전염병 들도 있어 그만큼 축산물 위생과 식품 안전성을 검증하는 일이 중요하게 다루어 줘야 해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하는 박 주무관의 어투는 신중했고,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만큼 원산지 표기 못지 않게, 우리가 먹는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피력하는 것이다.

                                ▲ 냉동육이 가득 들어찬 냉동창고

영하 20도의 혹독한 추위, 그러나…

학검역원이 있는 안양에서 광주까지.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도착한 곳은 수입 축산물을 대량으로 보관하고 있는 ‘ㄱ물류’. 보관 창고 안으로 들어가기 전, 박 주무관이 당부를 한다. “많이 추울거예요.”

들어가야 할 곳은 수많은 돼지고기와 쇠고기가 꽁꽁 얼어붙어있는 영하 20도의 냉동고 . 사람을 얼리기에도 충분한 곳이라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역시 그 내부는 볼펜 잉크도 얼어붙어 글이 써지지 않는 혹한의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사방에 냉동육이 가득 들어찬 상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박 주무관이 미국산 쇠고기가 담긴 상자 하나를 가리키며 설명을 한다.

“이 노란색 스티커가 상대국에서 찍은 합격표시 마크 예요. 이 마크가 있어야만 우리나라로 수입이 가능 한거죠. 의무표시사항을 제대로 표기했나를 확인하는 것도 저희들의 임무예요. 제품명, 영업자 명칭, 제조일자, 유통기한, 내용량, 원재료명 및 함량, 주의사항들을 제대로 표기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해요.”

      ▲ 상대국에서 인증한 합격표시 마크. 위 마크가 있어야만 우리나라로 수입이 가능하다.

높이 상자가 쌓인 탑 사이를 헤집으며 취재를 하고 있던 기자들은 갖가지 스티커가 붙은 상자들을 보니 호기심이 샘솟았다.

"여기 군데군데 적혀 있는 'CHOICE' 라는 표시는 무엇을 가리키는 거죠?"

"'CHOICE'는 고기 등급을 말하는 거예요. 미국에선 최상등급의 고기를 'PREMIUM'부터 차례로 'CHOICE', 'SELECT', 'UNGREEDED' 등의 등급을 매깁니다. 이건 'CHOICE'니까 꽤 좋은 고기라는 뜻이죠."

"척아이롤? 척롤? 이렇게 부위를 표기하면 도대체 어느 부위인지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힘들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고기 부위를 정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국내 기준과 다른 그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수입축산물이 국내로 반입될 때 영문 표기를 하는 것을 허용 하고 있지만 그와 함께 우리나라 기준 명칭에 따라 많이 포함된 부위순으로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요."

상자를 뜯어 안에 있는 내용물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오감을 이용한 ‘관능검사’ 가 이루어 진다. 육안으로 고기색깔이 검지는 않은지, 백색 또는 황색이어야할 지방 색깔이 변질되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고기를 절단해 냄새를 맡아보기도 한다.

“관능검사 실시 후, 이상이 발견된 축산물에 대해서는 샘플을 채취해 정밀검사 에 들어가요. 잔류물질 또는 항생물질이 없는지, 식중독균 이 있지는 않은지, 세밀하게 검사하는 거죠. 여기서 불합격 처분을 받으면 해당 축산물은 모두 폐기처분 됩니다.”

냉장 창고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이루어졌다. 냉장 보관의 경우는 냉동 보관에 비해 유통기한(보통 90일 정도) 이 훨씬 짧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 축산물이 계속해서 보관되고 있지는 않은지 세세히 잘 살펴야 한다. 부패, 변질의 우려도 더욱 높기 때문에 냉장육을 살피는 두 수사관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안전한 밥상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행보는 계속된다

검역원은 이번 20일간의 특별단속에서 50개의 위반업소를 적발 했다고 한다. 주요 위반사항은 유통기한 경과제품 보관 2건, 영업장 변경사항 미신고 4건, 표시기준 위반 5건 등이었다.

적발된 업소에 대해서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지원이나 지자체에서 축산물가공처리법령에 따라 영업정지,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되며, 내년에는 재발방지를 위해 영업자 대상 간담회 및 민원설명회를 통한 특별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검역원은 밝혔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단속반의 혹한의 추위를 이기는 노력이 결실을 맺어 안전한 밥상 을 염원하는 우리 주부들의 수입 축산물에 대한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지기를 기원해 본다.


[글/사진 : 농림수산식품부 블로그 기자 이슬기, 정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