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는 축하 또는 기념과 밀접한 관계의 술이지만 마시지 않을 때는 종종 뒷방 마님 신세다. 보이지 않게 캐비닛 속에 넣어두거나 지하의 어두운 구석에 처박아 둔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포도주는 뱀파이어와 마찬가지로 시원하고 어두운 곳에 둬야 가장 좋다.

그러나 가정에서 포도주를 보관하는 방식이 갈수록 파격적이고 대담해진다. 쉽게 손이 닿는 곳에 포도주 병을 두면서 실용과 장식 간의 경계를 허문다. 가장 좋은 대안은 포도주를 실내 장식품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최대 3병의 포도주를 냉장 보관하는 케이스인 스카이바는 주방 조리대 위에 올려 놓으면 세련되고 반짝이는 에스프레소 메이커처럼 장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각 저장 칸은 포도주 종류에 따라 가장 알맞은 온도로 보관하며 잔에 따를 때는 단추를 한 번 누르기만 하면 편리하게 꼭지에서 포도주가 흘러나온다(1000달러, surlatable.com). 더 이동성이 뛰어난 토토 바는 브라질 건축가 이세이 와인펠드가 남미산 호두나무로 만들었다.

바닥에 바퀴가 달렸고 측면에는 끈이 달려서 끌고 다니기에 편하다(1만5755달러, espasso.com). 런던의 라비 하지가 디자인한 와인 벤치에는 직경 25cm의 원통형 다리가 달려서 포도주 병을 담는 비밀 보관함의 역할도 한다(studioa.rabih-hage.com).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특급 호텔 그래머시의 이노테카도 속이 빈 맞춤 벤치 속에 와인 리스트 메뉴 중 일부를 보관한다.

홀랜디아 인터내셔널의 의뢰로 카림 라시드가 제작한 스피어 침대는 가구라기보다는 각종 설비를 내장한 첨단 거실에 더 가깝다. 본체에 LED 조명시설, 머리를 두는 쪽 맞은 편에 32인치 짜리 TV, 마사지 기능이 있는 매트리스를 갖췄다. 측면 가로대에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샴페인 쿨러가 내장돼 있다(5만 달러, hollandiainternatio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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