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여름,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병역 의무를 시작했다. 동성애자도 공개적인 군복무가 가능하도록 이스라엘 정부가 규정을 바꾼 지 불과 1년 뒤였다. 당시엔 아직 성적 취향이 어느 한쪽으로 확립되지 않았다. 남성과 여성을 모두 만났다.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고했다. 보병대에 입대하고 또한 ‘진짜 사나이’처럼 특공대원이 되고 싶었다. 기초훈련은 인내의 한계를 시험했다. 밤에도 잠을 못 자고 고된 훈련을 받았으며 완전군장 차림으로 장거리를 달렸다. 그런 고난은 우정의 가치를 가르쳐줬다. 우리 남자들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함께 고통을 나누고 피흘리며 서로를 의지하고 밀어줬다.

이런 경험은 또한 군대의 남성적 세계에 또 다른 이면이 있음을 가르쳐줬다. 남자들은 어려울 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을 때는 형제처럼 부둥켜안았다. 이런 우정 덕분에 다른 남성들에게 마음을 열고 내 성적인 정체성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들은 항상 내편이 돼줬다. 내가 누구랑 잠자리를 같이 하든 상관없이 내가 훌륭한 전사이며 같은 팀원이라고 동료들은 말하곤 했다. 그래서 기이한 일이지만 군생활 동안 성 정체성을 확립하게 됐다. 어린 나이에 장교로 임관할 무렵에는 이미 가족과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고정적인 파트너도 있었다.

그러나 동성애자의 긍지를 나타내는 깃발을 군용 배낭에 꽂거나 기지에 내걸지는 않았다. 의견과 신념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 군대에선 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적 취향을 말할 때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으며 정예부대의 선임장교가 될 무렵에는 동료 장교들이 대부분 내 이야기를 알았다.

그렇다. 나는 특수부대의 동성애자 장교였다. 그뿐 아니라 아주 우수한 장교였다.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미국이 좋은 나라라고 배웠다. 중동에서 다소 험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다.



(기사전문은 뉴스위크 한국판 홈페이지에서 확인)

[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