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여러 문제가 미국 신문, 특히 뉴욕타임스 1면 광고란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비빔밥, 독도 등. 그런 문제(그리고 물론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개인적 자긍심)의 홍보에 자비를 들여 거액을 쓰는 한국 저명인사들 덕분에 뉴욕타임스 광고부는 희희낙락할지 모른다.

유럽인, 특히 비가 잦은 섬나라 영국 출신으로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 MBC ‘무한도전’ 제작진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유럽, 아니 영국 언론을 왜 그렇게 무시하나?

영국이 한물간 나라는 분명하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영국인들은 거의 모두 낙담한 채 하루 종일 앉아 세계의 이모저모를 신문으로 읽는다. 광고 효과로 보면 최고의 공략대상이 아닐까?

한식을 대표할 만한 비빔밥을 전 세계에 홍보하려면 영국의 더 타임스, 가디언, 텔레그래프에 광고를 내라. 잘 팔리는 신문들이다. 그리고 익히 알다시피 영국 음식은 형편없다. 실제로 요즘 영국에선 인도 음식이 최고 인기다. 매운맛과 밥·고기·야채의 어우러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비빔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먹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그 존재를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홍보가 부족하다. 한편 고급 취향의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을 홍보하려면 르피가로·르몽드 같은 프랑스 신문이 제격이다. 프랑스인들의 점심 시간이 길게는 3시간까지 간다(근무 시간보다 긴가?).

프랑스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장악하면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이 거품 낀 가격으로라도 비빔밥에 달려든다. 삼척동자도 알듯이 프랑스인들이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모두 우아해 보이고 비싸지지 않던가? 뉴욕타임스 비빔밥 광고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무한도전 팀과 함께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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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