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낙서미술가(graffiti artist) 데이즈는 키스 헤어링, 장-미셸 바스키아 등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뉴욕에서 스프레이 페인팅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뉴욕 시내 벽면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렸지만 지금은 세계 곳곳의 화랑에서 캔버스 위에 제작한 작품을 전시한다.

도쿄, 취리히, 마이애미, 심지어 보수적인 미국 중서부 아이오와주의 아이오와 시티에서도 전시회를 열었다. 하지만 데이즈의 최신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정말 뜻밖의 장소다. 스프레이 페인팅을 좀처럼 보기 힘든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에선 아직도 스프레이 페인팅이 예술문화 파괴행위(vandalism)로 간주된다.

최고 3년의 징역형이나 8대의 태형 처벌을 받을 만한 범죄다. 최근엔 싱가포르 중앙우체국이 홍보 차원에서 6개의 우체통에 그리는 스프레이 페인팅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분노한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몇 주 전 데이즈는 싱가포르 정부의 의뢰로 낙서미술 작품 한 점을 완성했다.

보안요원들이 주변을 감시하는 가운데 야외의 공공 원형극장 앞에 설치된 거대한 캔버스에서 작업을 했다. 현재 이 작품(화려한 색채의 글자들 사이로 한 여인의 눈이 보인다)은 한 쇼핑센터에 설치됐으며 작품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보호줄이 설치됐다. 싱가포르는 아직 뉴욕이나 런던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좀 더 진보적인 문화를 수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새로운 움직임 역시 과거의 시도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계산을 바탕으로 한다. 두바이나 홍콩처럼 싱가포르도 작은 도시국가로서 이웃 국가들에 맞설 경쟁력을 갖추려면 활기차고 다채로운 문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싱가포르 정보통신예술부의 뤼턱유 장관 대행은 이렇게 말했다.


(기사전문은 뉴스위크 한국판 홈페이지에서 확인)

[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