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사람들은 손을 흔들어도 (군사분계선 남측의) 우리는 흔들어서는 안 됐다. 또 손가락을 치켜들거나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어서도, 심지어 사진을 찍어서도 안 된다고 신경이 곤두선 관광안내원이 신신당부했다.

왜냐고? 세계에서 긴장이 가장 고조된 국경 지역에 온 북측 관광객들과 우리 관광단 사이에 서 있는 북한 군인들이 행여 우리가 무기에 손을 뻗으려 한다는 생각을 하지나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요즘 비무장 지대의 긴장은 특히나 고조되고 있다. 비무장지대는 대략 60년 전 휴전 이래 한반도 허리를 갈라놓은 폭 3.54㎞의 완충지역으로 지뢰가 곳곳에 널려 있다. 사소한 충돌과 위협 행위가 일상화된 곳이다. 하지만 최근의 사고(3월 26일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천안함의 폭발 및 침몰)로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처하려는 한국과 세계의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중대 장애물이 등장했다.

천안함 침몰은 46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등 남한 해군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다. 이 사건은 한국 정부뿐 아니라 더 넓게는 동맹국 미국까지 정치적 곤경에 빠뜨렸다. 천안함 침몰 직후 많은 한국인은 즉각 북한을 비난했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추론은 지난주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인양과정에서 얼핏 드러난 천안함의 선체는 노후한 기관실의 내부 폭발이라기보다는 기뢰나 어뢰 공격으로 추정되는 외부 작용으로 파괴된 것처럼 보였다. 한국의 진상 조사를 도우려고 몰려든 각국 전문가는 상당기간 딱 부러지는 사고 원인을 찾진 못하겠지만 침몰 며칠 뒤 김태영 국방장관은 몇몇 심증을 드러냈다.

그는 북한 당국이 남쪽으로 흐르는 해류에 기뢰를 정교하게 흘려 보냈거나 남북 갈등 고조기에 부설한 기뢰가 스스로 폭발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많은 분석가도 기뢰가 우발적으로 터졌을 가능성을 지지한다. 북한이 북핵 프로그램에 관한 6자 회담 복귀를 고려하는 시점에서 계획된 공격에서 얻을 실익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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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