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케이트 모지스는 매력적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사람들 앞에서 다른 사람처럼 보이길 좋아했던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자신을 보모라 부르도록 했다. 어머니의 사랑에 굶주렸던 모지스는 케이크에 탐닉했다. 어려서는 케이크를 먹으면서, 어른이 된 후에는 케이크를 만들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모지스는 요리법이 자주 등장하는 회고록 ‘케이크워크(Cakewalk)’에서 “난 늘 달콤한 것을 찾아 헤맸다”고 썼다. ‘케이크워크’는 유쾌하고 기분 좋은 책이다. 최근 나온 킴 세버슨의 ‘스푼 페드(Spoon Fed)’와 요리 잡지 ‘구어메이(Gourmet)’의 전 편집장 루스 라이슐이 펴낸 세 편의 음식 관련 회고록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요리를 섹스와 연결시킨 스펜서 워커의 ‘쿡 투 뱅(Cook to Bang: The Lay Cook’s Guide to Getting Laid)’을 읽는 기분은 썩 개운치 않다.

사실 워커의 책은 음식 관련 서적의 범주에 넣기도 어렵다. 하지만 위의 책들을 훑어보면 성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듯한 결론을 내리게 될지 모른다. “여성은 사랑의 대용품으로 음식 관련 책을 쓰는 반면, 남성은 섹스에 관한 자랑과 허풍을 늘어놓는 수단으로 그런 책을 쓴다”는 결론이다.

요즘은 매달 새로운 음식 관련 회고록이 쏟아져 나오는 듯하다. 그중 대다수가 여성 작가의 작품이다. 대개의 경우 요리가 가족과의 유대를 회복하고, 실연의 아픔을 달래고, 자의식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다. “마음이 울적했는데 브리스켓(소 가슴살 요리)’을 만들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는 식이다.

남자들은 음식 관련 회고록을 쓸 때 크렘 브륄레(딱딱한 껍질이 있는 푸딩)를 만드는 과정을 차분하게 설명할 여유가 없다. 그들은 후배 요리사에게 냄비를 집어 던지고, 고객을 모욕하고, 실수로 자신의 주방에 들어온 여자를 상대로 성희롱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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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