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2007년, 부인 엘리자베스의 유방암 재발 소식을 발표하면서 아내를 사랑하는 완벽한 남편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하지만 어느 타블로이드 신문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경선 후보였던 그가 선거운동 보좌관과 바람을 피웠다고 폭로했다.

그의 결혼 생활이 실상은 행복과 거리가 멀었다는 얘기였다. 그 보좌관이 낳은 아기의 아버지가 존일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어지는 폭로로 그의 정치인생은 막을 내렸지만 최근의 조사를 보면 암과 투병하는 배우자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문제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할지도 모른다.

잡지 ‘암(cancer)’ 2009년 11월 15일자에 시애틀에 있는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소의 신경 종양학자 마크 챔벌레인과 유타대 메디컬 스쿨 마이클 글랜츠의 연구논문이 실렸다. 이들은 중증 암이나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기혼 환자 515명을 5년간 추적했다. 이들의 이혼이나 별거율은 11.6%로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갈라선 부부를 살펴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환자인 경우가 6배나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챔벌레인과 글랜츠가 오랫동안 의료활동을 해오면서 느꼈던 추세를 확인시켜줬다. 당초 두 사람이 조사를 시작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남자가 병에 걸리면 아내는 대체로 남편 곁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반면 남편은 아내 곁을 떠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 때문에 아내가 더 고통을 받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 조사결과를 보면 그 여파는 상당했다. 버림을 받은 배우자는 우울증에 더 많이 걸렸으며 처방된 치료를 완료하거나 새로운 치료에 참가하는 비율이 적었다. 입원기간이 더 길었으며 호스피스 간호를 신청하는 비율도 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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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