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양 가정이 일곱 살 난 남자아이를 러시아로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 아팠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물론 극단적인 결정이다. 하지만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다른 입양 부모들도 비슷한 심정이었으리라. 우리 부부도 1994년 러시아에서 세 남매를 입양했다.

모두 다섯 살 아래로 맨 위가 사내아이고 아래 두 명은 여자아이였다. 사진으로는 건강해 보였다. 하지만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시간적 여유가 없이 결정해야 했다. 사회학을 공부했지만 닥쳐올 어려움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아이들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문제가 있었다. 여자아이 둘 다 태아 알코올 증후군(FAS)이 있었다.

막내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즉시 수술을 받아야 했다(수술 후에도 계속 발작 증세를 보였다). 처음부터 아이들의 행동은 한결같이 반항적이었다. 물론 모든 아이가 그런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그처럼 어린 나이에 그러리라곤 예상치 못했다. 아이들을 집에 데려온 지 1주일도 못 가 우리는 입양기관에 연락했다.

예상과 너무 다르다고 하소연했지만 “참 안됐네요”라는 반응뿐이었다. 남편과 함께 집에서 아이들과 여러 달을 함께 보낸 뒤 다시 교수직으로 돌아갔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면서 러시아어를 하는 몇몇 사람을 찾아 아이들과 러시아어로 대화하고 동화책도 읽어주도록 했다. 아이들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다. 오랜 방치와 정신적·신체적 학대에서 비롯된 듯했다.

우리를 해치려 들지는 않았지만 분노를 억제하지 못했다. 오로지 생존 차원에서만 행동하는 듯했다. 합리적 사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집안에서도 문을 걸어잠궈야 했다. 아이들은 현금을 포함해 원하는 건 뭐든 집어갔다. 그래도 “우리 식구들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아”라고 타일렀다. 하지만 보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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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