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전 대상(隊商)들이 마차에 향료와 비단을 가득 싣고 통칭 실크로드로 알려진 길을 따라 유라시아 대륙을 왕래했다. 이들 대상은 콘스탄티노플과 중국의 당시 수도 창안(長安)을 연결했으며 지금도 그 도시(현재는 西安)에는 고대 무슬림 지구가 있으며 과거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자신감이 넘친다.

그 시절 모든 길은 중국으로 통했다. 중국은 ‘중앙의 왕국(Middle Kingdom, 중국어로는 중궈)’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지위를 누렸다. 그들이 이번에는 8000km가 넘는 고속철도로 17개국을 연결하는 야심 찬 구상을 추진한다(궁극적으로는 런던까지 승객과 화물을 모두 실어 나른다). 중국은 다시 한번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대국 이미지가 강한 중국의 기준에 비춰봐도 이 계획은 상상을 뛰어넘는 듯하다. 지난해 12월내륙의 우한과 해안도시 광저우를 잇는 중국 내 최초의 장거리 노선이 개통됐다. 최고속도가 시속 350km에 달해 유럽이나 일본의 초고속열차보다 빠르다. 중국 정부는 2013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800대의 탄환열차를 개통하고 그 직후 국외로 노선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두 개의 노선은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며 종착지는 런던과 베를린이다. 셋째 노선은 베트남·태국·미얀마·말레이시아·싱가포르로 이어진다. 중국 엔지니어들이 이미 미얀마에서 작업을 시작했으며 중유럽과 동유럽의 국가들도 공사가 시작되기를 학수고대한다고 중국 당국은 전한다.

이 철도망 구상으로 중국은 개도국으로부터 핵심적인 에너지 자원을 실어나르는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철도망이 완성되면 중국으로서는 천연자원, 특히 미얀마·이란·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활용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고 중국 고속철도 프로젝트의 컨설턴트로 일하는 왕멩슈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 교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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