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소설 '아버지'로 300만 독자를 울린 소설가 김정현(53)이 다시 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운 소설을 들고 왔다.

소설가 김정현은  "마흔도 안 되는 나이에 '아버지'를 내놓고 나서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며 "당시 귀동냥을 통해 '아버지'를 썼다면 이번엔 내 또래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눈물'은 전공도, 적성도 살리지 못한 채 한 IT 계열 연구소에서 사무실 관리 일을 하는 50대 가장 김흥기를 주인공으로 한다.

대학 공부에 회의를 느껴 가출한 지방대생 큰아들과 고시 준비 중인 작은아들, 아이들 일에만 신경이 곤두선 아내 틈에서 그는 늘 겉도는 존재다.

그러던 중 연구소 공금을 주식투자로 날려버리고, 이를 메우기 위해 친구 상길에게 돈을 빌렸다가, 자신도 모르게 연구소 기술 유출 음모에 말려들게 된다.

가족 안에서도, 밖에서도 뚜렷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다 결국 벼랑 끝에 처하게 되는 김흥기의 이야기는 바로 작가 자신의 세대 이야기다.

작가는 "나 뿐만 아니라 주위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무언가 헛발질만 한 것 같고 삶이 허황되다는 느낌을 들었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느 때부터인가 성공, 출세, 부에만 매달리다 정직한 삶의 가치를 잃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기 삶에 정직하지 못하고, 자기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르다보니 삶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앞서게 되고 그만큼 허둥대게 되는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이 시대 아버지들이 진짜 꿈이라는 것을 찾았으면 하는 생각에 아버지란 이름으로 겁 없이 또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는 '아버지'의 성공 이후 간간이 '어머니', '가족', '고향 사진관' 등 여러 편의 가족 관련 소설도 선보이는 동시에 8년 전부터 중국에 체류하면서 중국 관련 소설의 집필에 몰두했다.

그는 "'아버지'의 큰 성공 이후 두려움 때문에 세상을 회피하곤 했는데 올해부터는 부지런히 일을 하면서 나부터 꿈을 이뤄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처럼 중국 5천년 역사를 풀어내는 소설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JTN 유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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