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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구구소회] '패스트 푸드' vs '슬로 푸드'
국가와 인종 간 문화의 장벽이 급속히 허물어져 가고 있다. 이런 글로벌 시대에 외국의 특정 음식을
국가와 인종 간 문화의 장벽이 급속히 허물어져 가고 있다. 이런 글로벌 시대에 외국의 특정 음식을 즐겨 먹는다고 해서 시비를 걸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트 푸드(fast food)에 대해서는 거부 움직임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햄버거의 본고장 미국에서조차 몇 해 전 햄버거가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부각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발표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수퍼 사이즈 미’라는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한 환경운동가가 햄버거를 주식으로 약 3주일간 ‘생체실험’을 해 관심을 끌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패스트 푸드는 열량과 지방함량이 과다해 비만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비만에 따른 각종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반(反)건강친화적’ 식품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유다. 자극적인 맛과 향을 내거나, 장기간 보관·유통될 수 있도록 화학첨가물을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다른 문제점은 맛의 다양성을 해치고 전통음식의 소멸을 촉진시킨다는 데 있다. 이에 정면 반발해 생겨난 것이 ‘슬로 푸드(slow food) 운동’이다. 이 운동은 198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동했다.
미국 맥도날드 햄버거가 이탈리아에 진출하자 일부 시민운동가들이 이에 대항, 전통음식의 고유한 맛을 잃지 말자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것이다. ‘슬로’의 의미에 걸맞게 로고는 달팽이가 사용된다.
이 운동은 현재 이탈리아 브라에 본부를 두고 40여개국에 7만여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는 등 확산일로에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의 활동은 미미한 것 같다.
국내에 관련 웹사이트(www.slowfoodkorea.com)는 개설돼 있지만 운동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에 그치고 있다. 국내 캠페인이나 홍보행사 등의 구체적 실적이나 계획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가늠해 보기가 쉽지 않다. 슬로 푸드 운동이 필요없을 정도로 우리사회의 ‘전통음식 지키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단언하기도 주저된다. 매년 차려지는 설 차례상을 기억해 보면 전통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평상시 주변을 돌아보면 반대의 측면이 분명 더 강한 느낌이다.
하지만 적어도, 설 명절 차례상에 떡과 민속주 대신 햄버거와 양주가 오르는 등의 ‘격식파괴’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서양식 패스트 푸드가 넘쳐나는 세태에 갖는 일말의 ‘위안거리’라고 해도 될는지….
박피터슨 JTN뉴스 객원기자 peterson@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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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박피터슨 기자 press@jtn.co.kr
- 기사입력 : 2010-02-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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