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사이트에 실린 극장매너 캠페인 포스터. ⓒJTN뉴스

영화관에서 지켜야 할 매너들...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필요

많은 사람들은 주말이나 휴일 극장을 찾아가 영화를 보며 한 주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푼다. 특히 여가․ 레저문화가 생활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지 않은 한국 사람들에게 극장은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오락장소다.

영화가 너무 좋아 영화와 관련된 직업을 갖기 전까지 필자 또한 그랬다. 영화관은 내게 무한한 상상력을 길러주는 곳이자, 답답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일종의 ‘탈출구’와도 같았다.

하지만 매주 2~3편 가량의 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정보나 리뷰를 써 내려가야 하는 요즘, 언론시사회가 열릴 때마다 영화관을 찾는 일은 이제 즐거움만이 아니라 반복적 행위로 다가올 뿐이다.

시간에 맞춰 극장에 도착해 표를 받고 자리가 배정된 상영관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다른 매체에서 온 기자들이나 평론가들이 자리를 꽉꽉 메우고 있고 오며가며 얼굴을 익힌 기자들끼리는 반갑게 인사도 나눈다.

거의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영화보다는 점점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영화를 보러 왔다’는 기쁨에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던 ‘불편함’들이다.

우선 가장 피곤한 일은 뒷자리에 앉은 관객이 내 의자를 발로 ‘툭툭’ 치는 행위를 할 때.

특히 다리를 꼬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 자세로 다리를 꼬다 보면 다리가 저려오고 곧 반대 다리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온다. 바로 이 때, 자신도 모르는 새 앞좌석을 차는 행위가 생겨나고 만다.

뒤에 앉은 관객은 자신이 앞좌석을 ‘살짝’ 건드렸을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혹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앞에 앉은 사람의 경우는 다르다. 뒷사람으로부터 나온 힘 에너지는 좌석 등받이를 타고 파동형태로 앞사람에게 전달되는데 이때 피치 못할 증폭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에 무척 몰입하고 있던 사람은 예기치 못한 등받이의 느낌에 잠시 당황하게 된다. 영화 속 세계에 심취돼 있다 다시 현실세계로 끌려나오는 느낌이랄까. 몹시 피곤해 있던 관객에게는 ‘수면방해’라는 큰 실례가 되기도 한다.

물론, 어쩌다 한 번 실수로 앞좌석을 차는 경우를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 거의 주기적으로 다리를 옮겨가며 툭툭 좌석을 차는 사람들이 문제다.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불편함에 사색(死色)이 되어갈 앞사람을 생각하는 조금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극장에서 큰 소리로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 자신은 이미 본 영화라며 옆사람에게 친절히(?) 내용을 설명해주는 사람, 심지어는 ‘짝짝’ 소리를 내며 껌을 씹거나 장난삼아 비닐봉지나 종이를 부스럭거리며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도 목격한 적이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내가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극장예절은 핸드폰과 관련된 것이다. ‘상영중에는 핸드폰을 끄거나 진동으로 해 주십시오’라는 문구는 오래 전부터 대부분의 극장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이와는 별개로, 깜깜한 극장에서 핸드폰을 열어보거나 문자를 보내는 행위 또한 지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핸드폰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관객들의 시선을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인데, 잠깐 보는 건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버리시길. 여러 자리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핸드폰 광채들이 뒷사람들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

시간이 너무 궁금하다거나 위급한 상황일 경우, 적어도 손으로 핸드폰 모니터를 살포시 가리고 보는 센스쯤은 익혀두는 게 어떨까. 그런 작은 예의가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관은 공공의 장소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편의시설인 만큼 내 자신이 조금 번거롭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가 그랬듯, 그들 역시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 이곳까지 찾아왔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화영 JTN뉴스 기자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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