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산드라 블록. ⓒJTN뉴스

산드라 블록, 오스카상 받은 후 남편과 별거...여우주연상 수상자들의 잇단 파경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은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구촌 최대의 영화축제중 하나다.

특히 ‘시상식의 꽃’이라 불리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할리우드 여배우들에게 있어 최고의 꿈이자 영예. 80년이 넘는 세월동안 멋진 드레스를 입은 많은 여배우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오갔고, 수상의 기쁨과 탈락의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대가라 하기엔 너무나 가혹하게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많은 여배우들이 대부분 이혼하거나 가정불화에 처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3월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아카데미 시상식. 이날의 ‘꽃’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은 산드라 블록이었다.

영화 ‘스피드’를 통해 얼굴을 알린 이후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군림해오던 그가 새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로 드디어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

△힐러리 스웽크. ⓒJTN뉴스

대중의 인기보다는 작품성과 연기력에 집중해온(그렇다고 확신해온) 오스카가 산드라 블록의 손을 들어준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수상자 본인과 영화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지난 18일 미국 언론들은 산드라 블록이 남편 제시 제임스와 5년간 살던 로스앤젤레스 집을 떠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녀가 수상의 기쁨을 안은 지 불과 8일만이었다.

이에 앞서 블록은 17일 성명을 통해 “예상치 못한 개인적인 이유로 오는 23일 영국에서 열리는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홍보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블록과 제임스 부부는 지난 2005년 결혼에 골인했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나란히 참석해 부부애를 과시했으며, 블록은 수상소감에서 남편의 외조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록이 영화 홍보행사에 불참한 당일 미셸 붐셀 맥기라는 모델은 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1개월 동안 제시 제임스와 불륜관계를 맺어왔다”고 실토해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져갔다.

이에 18일 제시 제임스는 “책임을 통감한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사과 성명을 발표, 부부의 파경을 사실상 인정했다.

△케이트 윈슬렛. ⓒJTN뉴스

또한 영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로 지난 200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케이트 윈슬렛은 블록의 별거 소식이 전해지기 3일 전인 지난 15일 법률회사를 통해 2003년 결혼했던 영화감독인 남편 샘 멘더스와 이혼한 사실을 발표했다.

이처럼 두 여우주연상 수상자들의 결별. 파경 소식이 잇따라 보도되자 미국 내에서는 ‘오스카의 저주’라는 말이 다시 나돌며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를 포함해 지난 10년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10명중 무려 7명이 이혼하거나 결별의 아픔을 겪었다. 마리온 꼬띠아르, 니콜 키드만, 헬렌 미렌 등 단 3명을 제외하고.

‘소년은 울지 않는다’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각각 2000년과 2005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힐러리 스웽크는 두 번째 수상 이후 남편 채드 로와 이혼했다.

‘에린 브로코비치’로 2001년 영광의 주인공이 된 줄리아 로버츠 역시 상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시 남자친구였던 영화배우 벤저민 브래트와 이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2002년 ‘몬스터 볼’로 아카데미 사상 첫 흑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 베리는 얼마 후 가수이자 작곡가인 에릭 베네와 헤어졌으며, 2004년 ‘몬스터’에서의 파격적인 연기변신으로 상을 거머쥔 샤를리즈 테론은 5년 후인 2009년 9년간이나 동거생활을 유지해온 남자친구이자 배우 스튜어트 타운젠트와 헤어졌다.

△줄리아 로버츠. ⓒJTN뉴스

‘오스카의 저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06년 영화 ‘앙코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리즈 위더스푼은 같은 해 11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으로 세기의 결혼에 골인한 동료배우 라이언 필립과의 이혼을 선언해 전 세계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이처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여배우들에게 유독 결별소식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상 후 여성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그들의 배우자인 남편이나 남자친구들이 달라진 두 사람의 위상에 스트레스를 받고 일탈(외도)을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배우자나 남자친구가 같은 연기자이거나 동종에 종사하는 경우 더욱 심리적인 박탈감에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별의 아픔을 겪은 7명의 여배우중 할리 베리를 제외한 6명의 남편 또는 남자친구들이 모두 연기자 혹은 감독이었다.

개인적인 슬픔을 상과 연결 지어 이슈화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지만, 그냥 간과하기에는 여우주연상 수상자들의 삶이 너무도 비슷하다는 점이 놀랍다. 특히 ‘오스카의 저주’가 여배우들에게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 때문에 ‘여성 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분명 존재해 보인다.

여배우들의 사생활을 물고 늘어지거나 비판하기 보다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개인적 아픔을 겪어야 했던 그들을 포용하는 태도가 언론에게도, 팬들에게도 필요하다.

JTN뉴스 현화영 기자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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