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 내내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보다 독서량이 낮고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에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주입식 독서 습관과 높은 교육열 때문에 책 읽는 것을 즐길 수 없었던 우리나라 아이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외국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이 매우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 책 읽는 것이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된 것이다. 그런 까닭에 외국 명문대학에 진학한 한국 학생들은 좋은 입학성적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평소 독서로 인한 사고 습관을 기르지 못해 창의성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독서는 당장에는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더라도 결국에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힘이 있다.

‘책에 미친 청춘’의 작가 김애리는 열일곱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책에 빠진 후 10년 동안 분야를 가리지 않고 천 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현재에도 한 해 20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는 그녀는 “책은 지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계”라고 말했다. ‘책에 미친 청춘’의 프롤로그에는 이런 글이 있다. 20대 젊은이들의 사망원인 1위는 교통사고도, 불치병도 아닌 자살이다. 이는 10대 청소년의 사망원인 2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OECD 30개 국가 중에서 행복지수가 25위인 나라이다. 이렇듯 객관적 수치를 적어 놓고 그에 대한 젊음의 생존법을 적어 놨다. “지금 이 순간부터 단 1년만이라도 책에 미쳐라!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다!”라고 외쳤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까지 자신이 읽은 책들 중에 혼란스러운 젊은 영혼들에게 바치는 50여권의 책을 소개했다. 책 한권을 읽기 위해서 최상의 컨디션과 최상의 여유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간결하게 요약된 이 책은 들었다 놨다를 수없이 반복해도 이해에 어려움이 없고 그 내용은 워낙 간결하고 분명해서 줄을 그어가며 읽고 싶을 정도다.

인터넷 제국 건설자 빌 게이츠는 독서광이다. 컴퓨터 황제인 그는 공식석상에서 “컴퓨터가 책을 대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어릴 적 책을 열심히 읽지 않았다면, 우리 동네와 학교에 도서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빌게이츠는 없었을 것이다. 하버드 졸업장 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매우 바쁜 일과 중에도 매일 한 시간씩, 주말에는 세 시간씩 그리고 출장을 갈 때도 책을 꼭 챙긴다고 한다. 그리고 97년도에는 게이츠도서관 재단을 설립하였고, 단일 기부자로는 최고액인 2000만 달러를 도서관에 기부하였다.

‘한국의 빌 게이츠’ 안철수 역시 초등학교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모든 책을 섭렵했고 걸어 다니면서 조차 책을 보았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토인비(영국의 역사가)를 읽고,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던 안철수는 고교시절에도 체육시간이면 그늘에 앉아 삼중당 문고를 모조리 읽었다고 한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그는 소설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심리나 행위에 관심을 가졌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오프라 윈프리 역시 독서를 통해 고통스러운 경험들을 치유할 수 있었고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그녀가 독서와 공부를 놓지 않았던 것이 이 시대 최고의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만들게 한 것이다.

미국의 해학가 윌 로저스는 사람은 두 가지를 통해 배운다고 했다. 하나는 사람을 통해서, 다른 하나는 책을 통해서 라고 말이다. 그리고 독일의 문호 마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라고 했다. 그처럼 책은 우리 인간이 ‘어떤’ 것을 이루고 ‘무엇’인가가 되는데 가장 유익한 길라잡이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그 간단한 방법을 세상에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매우 팔자 좋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는 것이다. 바쁘게 움직이고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계획된 미래가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 하루하루마저 버겁게 견뎌내고 있다. 유년 시절의 독서습관이 나이가 들어서도 쉽게 달라지지 않는 다는 걸 깨달았다면 자녀에게 만큼은 되물림 하지 않도록 자유로운 독서 습관을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부모가 평소 독서하는 모습을 생활화하면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쉬운 방법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는 데 인생을 바치지 말고 지식을 모으는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가? 성공하고 싶은가?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책을 읽어라. 1년을 투자해서 평생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 두려운가. 지금 당장 책을 펴고 1년 동안 책에 미쳐보는 것이다. 1년이 지난 후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테니까 말이다.

박준희 가수 겸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가수 박준희는...

1990년대초 '눈 감아봐도'로 데뷔, 그룹 콜라 활동. 현재 추계예술대학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또라이들'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