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트' 원작 만화가 형민우. ⓒJTN NEWS [사진=허정민 기자]

[JTN뉴스 현화영 기자] 할리우드 판타지 호러영화 '프리스트'의 원작자이자 '국내 최고 그래픽 노블러'로 불리는 형민우 작가.

놀라운 상상력, 감각적이고 독특한 그림체로 인정받아온 그가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된 자신의 작품을 보게 된 소감은 어떨까.

오는 6월9일 '프리스트'의 국내 개봉을 앞둔 지난 23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는 프리퀄 상영과 함께 형민우 작가의 단독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본인의 작품이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된 소감.

▲ 모든 감정적 표현들을 다 해도 모자랄 만큼 영화가 만들어지고 개봉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떨리고 기쁘다.

- 보통 만화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뒤 실사로 제작되는 게 수순인데, '프리스트'는 바로 실사영화로 제작됐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할리우드에서.

▲ 작가 입장에서도 참 의아한 부분중 하나다. 일단 운이 무척 좋았고 조력자들의 힘이 컸던 것 같다.

- 국내 배우가 이 영화에 출연한다면 어떤 배우가 출연했으면 좋겠나.

▲ 나 또한 장난 삼아 그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 배우 유오성 씨의 이목구비가 프리스트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 같지 않나.(웃음)

- '프리스트'가 영화로 제작되게 된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 아마 2002년 쯤인가. 도쿄팝이라는 할리우드 만화사를 통해 해외 수출과 함께 영화 제의를 받았다. 흔쾌히 수락을 하고 기다렸는데 몇년 간 지지부진하다 2005년이 되자 원래 논의 됐던 감독, 배우들이 교체되고 시나리오 수정작업이 이뤄졌다. 지금의 영화와 같은 윤곽이 당시 형성되기 시작했다.

- 다음 할리우드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있나.

▲ 만약 그렇게 된다면 무척 영광일 것. 하지만 '프리스트'를 하며 겪어온 과정을 되풀이할 수도,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할리우드 영화업계는 한 작품 했다고 해서 다음 작품이 바로 보장되는 시스템도 아니다.

- 영화화 과정중 원작을 훼손하게 되면 작가로서 기분 나쁘지는 않나.

▲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되묻고는 한다. '당신 같으면 자신의 작품이 할리우드 영화가 되는데 기분 나쁘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만약 내게 메가폰이나 영화를 만드는 실질적 권한이 주어졌더라면 달랐겠지만, 난 그저 원작자일 뿐이다. 작업하는 분들께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싶지도 않았다. 새로운 작품은 그 자체로 '제2의 창작물'이라고 생각한다. 할리우드의 상업적 시스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이 있다면.

▲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이 좀 바뀌었다. 어떤 부분은 다음 이야기 구상안을 참고한 것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고전물에서 현대적 SF물로 탈바꿈됐다고 보시면 된다.

- 만화를 그릴 때 영화화 될 것을 겨냥한 부분이 있나.

▲ 전혀 없다. 오직 만화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원래 장르에 충실하는 편이다. 국내에서 '웨스틴 호러'란 장르를 들고 나왔을 때는 무척 독특한 시도라는 평이었는데, 미국에 가보니 난 역시 이국인이었다. 그들은 장르적인 것 보다도 한국의 드라마적 정서에 더 관심을 보였다. 다행히 후하게 인정받은 것 같다.

- '쿵푸팬더 2' 여인영 감독도 있고, 요즘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애니메이터들의 활약이 대단한데.

▲ 나 또한 기사로 접하고 기뻤다. 그분들과 나를 감히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보면 한국이 가진 문화적 정서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한국의 위상을 느끼고, 문화 콘텐츠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프리스트'가 완간되지 못한 이유는.

▲ 사실 조금 지쳤다. 만화를 그릴 때는 몰입이 돼야 하는데. 2000년 초 세기말 정서가 가득할 때는 그리기 쉬웠는데...시간이 많이 흘렀다. 심리적인 요인도 큰 것 같다. 하지만 시리즈를 흐지부지 끝낼 생각은 없다. 대중의 관심이 조금 사그라들고 부담이 줄어들면 그때 다시 그리고 싶다.

- 팔문신이 인상적이다.

▲ 인생의 좌우명이다. 정의와 자비.

- 앞으로의 계획.

▲ 꾸준히 만화를 그릴 것이다. 내 갈 길을 묵묵히 갈 수 밖에 없다. 지금 한국만화는 위기다. 지금 내가 이런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다른 작가분들께 죄송할 정도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만화를 과소평가를 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만화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현화영 blackmania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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