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리뷰] 한국판 '빌리엘리어트'를 꿈꾸는 연극 '발레선수'
오는 2월15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
오는 2월15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
[JTN뉴스 임귀연 객원기자] 연극 ‘발레선수’는 요즘 부쩍 대중적으로 많이 친숙해진 발레를 소재로 한 성장드라마다. 그리고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연극 ‘유도소년’처럼 연극이란 틀 안에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발레라는 새로운 장르의 매력을 녹여냈으며, 전체적인 내용이나 결말은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를 연상하게 만든다.
연극 ‘발레선수’는 말썽쟁이 목포 꼴통 ‘우용근’이 대학 입시를 위해 발레 배우기를 권유하는 어머니의 강권에 못 이겨 상경해 난생 처음 발레를 배우며 겪는 해프닝으로 시작한다.
우연히 같은 학원 다니는 동급생 여학생 ‘김주희’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된 ‘용근’은 ‘주희’ 덕분에 진심으로 발레도 좋아하게 되고 사고뭉치에서 점차 성숙한 어른이 되어간다.
또한 ‘용근’, ‘주희’ 뿐만 아니라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정훈’이라는 캐릭터는 ‘용근’의 죽마고우이자 우연히 서울에 왔다 연기자의 꿈을 키워가게 되는 소년이다.
연극 ‘발레선수’는 이 세 인물을 통해 깨지고 좌절하고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는 19살 뜨거운 청춘의 이야기를 한다.
극의 결말은 간결하나 의미심장하다. 19살 꿈 많은 시기, 그들의 우연한 만남은 각자의 운명을 바꿔 놓는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라는 앙드레 말로의 말처럼 제각각 국민배우, 세계적인 발레 무용수로서 함께 꿈을 이룬 세 친구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따뜻하고 잔잔한 울림을 준다.
연극 '발레선수'는 국내 최초의 발레연극이라는 부제가 의미하듯 김수로 프로젝트의 열 번째 작품이자 '댄싱9'의 우현영 예술감독의 참여 및 실력파 배우들과 댄서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매력적이고 신선한 기획이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열정어린 연기와 더불어 복고풍의 분위기와 향수를 자극하는 어쿠스틱 기타선율과 노래, 세련된 무대디자인, 조명디자인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수준급의 드라마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폭발력은 다소 부족하고, 세 인물의 꿈에 대한 열정은 마치 식어버린 커피처럼 뜨뜻미지근하다.
아무래도 원인은 국내 최초의 발레연극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와 달리 지나치게 연극적인 틀에 갇혀서 배우들의 연기 외에 음악적인 요소와 발레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잘 어우러지지 못한 것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한 모든 것이 처음인 초연의 어려움에 더해서 공연의 특성상 그 어느 때보다 캐스팅이 쉽지 않았으리라.
이전에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비전문가 연예인들이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하고, 열심히 준비해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공연을 펼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그 비결은 바로 출연자들의 진정성에 있었다. 심지어 처음 스케이트를 신는 출연자도 있었지만, 열정과 근성으로 나중에는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실력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큰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에서도 역시 ‘빌리’ 캐스팅을 위해 1년여 넘게 선발된 아이들이 고강도의 트레이닝을 거쳤다는 점은 주목할 점이다.
이처럼 관건은 긴 호흡으로 진정성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것에 있다고 믿는다. 관객들은 바로 눈앞에서 프로 발레 연기를 직접 보려고 애써 소극장 무대를 찾는 게 아니다. 영화나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마법 같은 장면을 보기를 기대하고, 심지어 아마추어일지언정 배우들의 땀과 눈물이 녹아있는 열정적인 무대를 보기를 소망한다.
연극 ‘발레선수’의 의미 깊은 첫 번째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에는 한국의 ‘빌리엘리어트’처럼 가슴 뜨겁고 순수한 작품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한편 연극 '발레선수'는 오는 2월15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에서 공연된다.
JTN 임귀연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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