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서 동석한 여성 폭행하고, 거짓말까지...결국 '동이' 하차

[JTN뉴스 윤보라 기자] 배우 최철호가 배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술자리에 동석한 여성을 폭행하고, 뻔뻔스럽게 거짓말까지 했다가 CCTV 화면 공개로 모든 사실이 탄로난 것.

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로 사죄를 했으나, 팬들은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얻은 인기가 떨어질까 두려웠다고는 하지만 그의 어리석은 거짓말에 팬들과 네티즌들은 분노했고 최철호는 결국 현재 출연중인 MBC 드라마 '동이'에서 자진 하차했다.

# 지난 8일 새벽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최철호는 지난 8일 새벽 2시30분께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 한 횟집에서 후배인 손일권과 술을 마셨고, 이 자리에는 연기자 지망생인 A씨도 함께 있었다.

술자리에서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최철호와 A씨간의 말다툼이 시작됐고, 이 다툼은 길거리 폭행으로 이어졌다.

당시 지나가던 행인들이 이 장면을 보고 말리기도 했으나, 폭행을 막지는 못했다. 최철호는 여성인 A씨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으며, A씨가 최철호의 다리를 잡고 매달리는 상황에서도 폭행은 계속 이어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최철호는 소속사를 통해 "때린 적은 없고 동석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며 일단 부인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가 있을 경우 언론 매체들을 고소하겠다고까지 으름장을 놓으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9일 SBS '8시 뉴스'에서 최철호가 당시 여성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담겨있는 CCTV 화면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보도하자 곧바로 입장을 바꿔 폭행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 11일 눈물의 기자회견..."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최철호는 거짓말이 탄로나자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최철호는 "먼저 이런 불미스런 일을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8일 새벽에 있었던 일은 방송에 보도된 바와 같이 사실이며,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지만 그래도 여러분께 사죄를 드려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에 송구함을 무릅쓰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특히 언론에 보도되고 기자들이 수없이 물었을 때 거짓말을 한 것은 내가 출연중인 작품에 대한 걱정과 사랑하는 팬과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했기 때문이었다"며 "작년에 잠깐 얻은 인기를 잃을까 두려웠다.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가 안되겠지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최철호는 자신이 폭행한 여성에 대해서는 "무명이지만 연기를 하고 싶어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사건 당일 연기에 대한 평가를 듣고선 격분해 불미스런 일이 생겼다. 사건 이후 전화통화로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철호는 가족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인기를 얻고 난 뒤 가족들이 기뻐했다. 자식 걱정하시는 부모님, 가장 가슴아파하는 아내와 아들, 앞으로 태어날 둘째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아빠의 한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그 아이들이 앞으로 감당해야할 것들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미안하고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또 그는 "누굴 원망하겠냐. 모든 것은 못난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어떤 말들도 용서가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두 아이의 아버지로 앞으로는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맹세하고, 사회에 도움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 MBC '동이' 자진 하차

최철호는 11일 기자회견 이후 MBC 드라마 '동이'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드라마 하차 의사를 밝혔다.

최철호는 '동이'에서 주인공 동이(한효주 분)의 반대파인 한성부 관리 오윤 역을 맡아 출연 중이었다.

그러나 최철호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게시판을 통해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벌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하차하기로 결정했다"며 "'동이'에 피해가 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성하며 자숙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동이'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에 관하여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전했다.

# 긴 무명생활 지나 어렵게 얻은 인기는?

최철호는 1990년 연극 '님의 침묵'으로 데뷔한 이후 지난해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급부상하기 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배우였다.

그러나 '내조의 여왕' 이후 인기가 급상승한 것을 물론이고 무명배우의 설움도 잊었다. '파트너', '열혈장사꾼', '동이' 등 드라마 출연이 이어졌고, 그를 좋아하는 팬층도 두터워졌다.

이제서야 빛을 보기 시작한 최철호는 폭행이라는 범죄와 거짓말로 당분간 브라운관에서 얼굴을 볼 수 없게 됐다. 언제쯤 복귀할 수 있을지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그는 한 순간의 실수로 어렵게 얻은 인기는 물론 배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윤보라 bora@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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