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헤비메탈의 전설’ 백두산, 세 번째 ‘보물찾기 콘서트’ 주인공  


“백두산의 재결성은 ‘락 윌 네버다이(Rock will never die)’를 생각나게 한다.”

                                                                      - 전 윤도현밴드 기타리스트 유병렬

얼마 전 록그룹 ‘백두산’이 20년 만에 재결성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일이십 대 젊은 친구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일지 모르는 ‘백두산’은 ‘386세대’로 불리는 중장년층들에게는 젊은 시절 그들의 열정과 패기를 대변해주던 ‘한국 록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보컬 유현상, 기타 김도균, 베이스 김창식, 드럼 한춘근으로 결성된 백두산은 시나위, 부활과 함께 80년대 중반 한국 헤비메탈의 전성시대를 알렸다. 그들은 파워풀하고 거친 사운드로 억압의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의 ‘숨통’이 돼 주었고, <쇼 특집>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영11> 등 TV 방송에도 출연해 헤비메탈 음악을 오버그라운드로 끌어올리는 데에도 일조했다.

1986년 처음 내놓은 1집 앨범은 다소 의외의 트로트풍의 가요곡들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수록곡 ‘말할걸’, ‘어둠속에서’ 등 예상외로 많은 곡들이 대중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백두산’이란 이름 세 글자를 세상에 각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1987년 8월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 ‘The Moon On The Baekdoo Mountain’는 한국 록음악의 역사를 다시 쓰며 그들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백두산은 그 해 ‘KBS 10대가수상’ 그룹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갖가지 이변을 연출하며 화제를 모았다.

우리나라 초창기 팬문화를 선도한 그룹 역시 ‘백두산’이었다. 멤버들이 무대에서 “우리가 누구?”라고 외치면 관중석 팬들이 “백두 마운틴!”이라고 외치는 ‘그들만의 의식’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일화다. 보컬 유현상 특유의 금속성 강한 목소리와 화끈한 무대매너는 외국 록음악에 빠져 있던 국내 팬들의 관심을 돌려놓기에 충분했으며,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라는 칭호를 부여 받으며 큰 인기를 누렸다. 서태지, 신해철 등 인기 록밴드 출신 가수들이 어린 시절 백두산의 팬이었음을 밝히기도 해 당시 그들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2집 앨범의 크나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백두산은 돌연 1987년 해체를 선언한다. 억압적인 군사정권 아래에서 그들의 행보가 순탄치 만은 않았던 것. 백두산은 2집 앨범 중 몇곡이 금지곡으로 낙인찍히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고, 한창 논의 중이던 해외진출까지 무산되고 말자 전격적으로 팀 해체를 결정했다. 이후 가수 유현상이 트로트가수로 전향해 ‘여자야’ 등을 히트시키며 음악인으로서의 행보를 이어나갔지만, 다른 멤버들은 이렇다 할 활동을 보이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켜왔다.

이제 ‘백두산’은 더 이상 ‘전설’로만 남아 있기를 거부하고 다시 팬들 앞에 섰다. 창단 멤버인 유현상, 김도균, 김창식을 비롯해 ‘위대한 탄생’ 출신의 드러머 이건태가 가세해 “진정한 한국 헤비메탈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디지털이 난무한 시대, 십대들이 선호하는 복잡한 댄스뮤직 일색인 국내 가요계에 백두산의 컴백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헤비메탈 장르로 다양성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7080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한 가운데 은퇴했던 8-90년대 가수들이 속속들이 재기하는 추세 역시 이들의 결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백두산은 과거에 못 이룬 꿈인 ‘해외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3집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유현상은 “한국의 음악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라고 평가하며,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수준 높은 음악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우리가 기둥이 돼 뭔가 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월 12일 광명음악축제를 통해 팬들과 20여 년만의 감격스러운 재회를 나눈 록그룹 백두산. 이제 그들이 ‘세 번째 보물찾기 콘서트(주최 폐폐인뮤직, 후원 JTN, 마중물, 갤러리 와)’의 주인공이 되어 젊음의 거리 홍대 앞을 수놓을 예정이다. 벌써부터 팬들이 그들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진정한 한국적 헤비메탈이란 무엇인가. 결코 녹슬지 않을 백두산만의 열정의 무대는 10월 31일 ‘홍대 롤링홀’에서 펼쳐진다.

공연문의 011-387-7545, 02-2631-4545


JTN 현화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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