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끼와 리저드’ 언론시사회…첫 스크린 데뷔작서 해외입양아 연기

여성 아이돌그룹 핑클 출신 연기자 성유리가 영화 ‘토끼와 리저드’(감독 주지홍, 제작 JM픽쳐스)로 첫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2002년 이후 꾸준히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내비쳐온 터라 그녀의 이번 영화출연은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게 사실.


△ 영화 '토끼와 리저드' 언론시사회. 좌로부터 장혁, 성유리, 주지홍 감독 [사진=JTN]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성유리는 “아직은 스크린에 비친 내 모습이 많이 낯설다”면서 “영화에 내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토끼와 리저드’에서 슬픈 사연을 지닌 채 표류하는 여인 ‘메이’를 맡아 절제된 연기를 선보인 성유리는 이날 한 기자로부터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성유리는 “극중 메이와 나는 비슷한 면이 참 많다”면서 “그동안 TV에서 실제와는 다른 밝고 명랑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많은 것을 배웠기에 성숙한 연기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영화 ‘오감도’. ‘펜트하우스 코끼리’까지 올해에만 3편의 영화를 찍어 ‘다작(多作)’중인 장혁은 불치병을 가지고 있지만 삶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적인 인물 ‘은설’을 연기했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택시운전을 하며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그는 메이와 만나게 되면서 상처를 입은 그녀와 아픈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 사이에서 알 수 없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 반항기 어린 거친 남성의 이미지를 한 꺼풀 내려놓은 장혁은 “30대가 되면서 20대 때와는 생각과 취향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 “35살이 되는 내년부터는 진정한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영화 ‘토끼와 리저드’는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아 메이가 희귀병에 걸려 심장이 멈춰 언제 죽을지 모르는 택시 운전사 은설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감성 멜로드라마다.

프랑스 국립영화학교인 페미스(FEMIS)를 졸업, 단편 'Deal'(2001), 'Deal Again'(2003), 장편 '치통'(2003) 등으로 유럽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신예 주지홍 감독의 국내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하다.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초청작인 이 작품은 어린 시절의 기억, 그로인해 갖게 된 두 인물의 상처들을 ‘토끼’와 ‘리저드’라는 상징적인 소재들을 통해 깊이 있게 풀어내 평단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우울한 도시를 가르는 택시의 모습이나 의식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상신, 주제와 감성이 묻어나는 음악 등이 신인 주지홍 감독의 자질과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오는 22일 개봉.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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