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단독공연 ‘Free Your Soul’…공연문화계에 '새로운 바람'

타악 퍼포먼스 ‘드럼캣’이 공연 극장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2003년 여성 멤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퍼커션 그룹 드럼캣은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헤럴드 엔젤 어워드, 스코틀랜드 카발케이드 베스트 유닛상 등을 석권하며 세계무대에서 먼저 그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중구 초동 명보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중인 드럼캣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타악 공연의 대중화를 이끌며 연일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지만 공연을 본 관객들의 조용한 입소문을 타고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많은 관객들이 객석을 메우고 있었다.

‘Free Your Soul’이라는 테마의 이번 공연은 지난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에서 보여줬던 공연의 하이라이트만을 모아 만든 역작이라 할 수 있다.



여섯 드러머들의 섹시하면서도 파워풀한 연주와 춤사위를 보고 있자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리는 것은 물론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기분이다.

멜로디가 아닌 리듬만으로, 스토리가 아닌 음악만으로도 하나의 멋진 공연이 완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특히 팀의 맏언니인 이시도는 거의 장기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이름을 다 알기도 힘든 각종 퍼커션들을 독차지하는가 하면 특유의 표정과 댄스도 압권이다. 너무 공연에 열중한 나머지 드럼스틱이 두 동강이 나는 것은 기본. 근육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는 오랜 타악기 연습에서 나온 값진 결과란다.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지만 공연 중간 중간 멤버인 미니가 무대 앞으로 나와 관객들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유창한 말솜씨에 유머까지 겸비해 처음 보는 타악 공연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관객들마저 한 순간에 녹여버린다.

무엇보다 드럼캣 공연의 백미는 멤버들간의 호흡과 조화에 있었다.



연주자에 따라 소리의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 타악기라면 6명 각자 멤버들이 가진 끼와 개성이 마치 하나로 묶여 드럼캣만의 색깔로 묻어나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오고무’를 모티브로 한 공연에서는 혹여 등을 맞대고 있는 두 사람의 스틱이 부딪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하지만 멤버 대부분이 타악기 전공자들인데다 오랜 세월 함께 쌓아온 노하우가 있어서인지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뮤지컬이나 연극 등 극공연 일색인 우리나라 공연문화에 드럼캣이 보여주는 가능성은 무척이나 각별하다.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해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으려는 공연제작자들에게 비인기 예술분야도 얼마든지 색다른 시도와 기획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성공사례를 보여주는 것.

드럼캣은 드럼은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 그동안 타악 공연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틀을 깼다는 점에서 특별한 공연으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밖에서 놀다 들어온 여섯 고양이들, 이제는 집 안에서 편안히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를...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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