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현화영 기자] 세계적인 다큐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은 84장의 사진을 이어 붙여 완성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거목 레드우드의 장관을 2009년 최고의 사진으로 선정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은 '2009 내셔널지오그래픽 Top10 포토'를 14일(금) 밤 10시에 방송한다.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작가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사진 작품 10점을 소개하는 자리. 작가들의 철학과 작업과정의 노고가 담긴 생생 인터뷰는 물론 사진 촬영 당시의 현장 영상을 통해 최고의 사진이 완성되는 장면도 공개한다.

최고로 선정된 10개 작품에는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불곰과 아마존의 강돌고래를 코앞에서 촬영한 동물 사진에서부터 탄자니아의 원시부족, 인도네시아의 무슬림 등 인물을 포착한 작품, 건물이나 식물을 찍은 사진까지 다양하다.

중국 서부의 급격한 사회발전, 호주의 물 부족, 이집트의 식량 부족 등 사회 문제를 다뤄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는 작품도 포함돼 있다.

베테랑 사진기자인 크리스 존스 편집장은 "2009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기자들이 찍은 1백만장 이상의 사진중 1천장만이 언론에 공개되었는데, 다시 거기서 뽑은 10개 작품"이라고 밝혔다.

2009년 최고의 사진을 만들어낸 작가들이 독자들에게 조언하는 사진 잘 찍는 법은 무엇일까. 작가들은 "일단 좋아하는 피사체를 향해 열정으로 깊이 빠져들라", "피사체를 존중하고 잘 알아가며 함께하며 관심을 주면 사진은 자연히 따라온다"며 열정과 철학, 모험심을 강조했다.

▲ 1위 '레드우드: 미국의 대형 나무' (마이클 니콜스 作)
(주제-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

세계에서 가장 큰 수종으로 알려진 거목 레드우드를 찍기 위한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거목 레드우드는 나무 아래 서 있으면 아래 16분의 1밖에 못 볼 정도로 커다란 나무로 촬영된 나무는 90미터가 넘는다.

사진작가 마이클 니콜스는 로봇 카메라를 이용해 거목을 분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파노라마 촬영을 위해 35mm 카메라 3대를 나란히 붙였고, 고공에서부터 촬영해 내려오기 위해 줄을 이용해 카메라를 공중으로 띄웠다. 층층이 찍은 파노라마 사진 84장을 합성해 레드우드의 장관을 사진에 담아낼 수 있었다고.

이 작품은 2009년 10월 내셔널지오그래픽 한국판을 통해 소개된 바 있고, 레드우드의 신비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지난 3월13일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 2위 '연어가 사는 곳에' (랜디 올슨 作)
(주제-캄차카 반도의 생명)
 
랜디 올슨은 연어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러시아 캄차카의 사람들과 동물을 사진에 담았다. 불곰이 물을 들여다보고 있는 진귀한 사진도 이 과정에서 얻게 된 것.

캄차카의 불곰은 무척 사나워서 이전에 NGC 사진작가를 통째로 잡아먹기도 했을 정도다. 랜디 올슨은 카메라 원격 장치를 노트북에 연결해 불곰이 물고기를 잡는 장면을 원격 촬영했다.

사진을 찍으려면 불곰이 카메라 반경 2미터 안에 들어와야 하는데, 위 사진을 찍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렸다고. 크리스 존스 편집장은 "불곰을 이와 같은 사진으로 찍은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감탄한다.

▲ 3위 '풍요의 끝' (존 스탠마이어 作)
(주제-세계적 식량 위기)
 
이집트의 빵 매점에 몰려드는 인파를 통해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알린 사진. 금속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아우성치는 군중을 바라보는 사진 속에는 총체적인 인간 존재의 현실이 담겨 있다.

지난 4년간 세계 식품 가격 인상되며 7천500만명이 빈곤 상태에 빠졌다. 존 스탠마이어는 식품 비축량 감소의 파괴적 영향력을 기록하고자 세계 9개국을 찾아 다니며 3만여 사진을 찍었다고.

크리스 존스 편집장은 "복잡하면서도 사진 속 인물들과 즉각적인 감정 교류가 이루어지는 미묘한 사진"이라며 극찬했다.

▲ 4위 '하드자족 소년' (마틴 숄러 作)
(주제-탄자니아의 하드자족)
 
1만 5천 년 전의 생활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탄자니아 하드자족 소년의 얼굴이다. 때묻지 않은 얼굴에 긍지가 담긴 눈빛이 흡인력을 더한다. 얼굴에 묻은 모래까지 세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 5위 '옥상 위에서' (다이앤 쿡, 렌 젠쉘 作)
(주제-세계의 초록 지붕들)
 
에너지 절약을 위해 꾸민 초록 지붕에 관한 사진인데 친환경적이면서 심미적이다. 초록 지붕 사진은 단순해 보여도 찍기 쉽지 않아서 작가인 다이앤 쿡과 렌 젠쉘은 세계 20개 도시에서 사다리에 매달리거나 헬기를 타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촬영했다.

위 사진은 주변 고층 건물 창문을 통해 찍은 작품이다. 창문을 통해 사진을 찍는 것은 금기에 가깝지만 악천후 때문에 실내에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사무실의 모든 것을 검게 뒤덮고 유리의 잔영을 막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원하는 작품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 6위 '광신도를 위협하며' (제임스 나트웨이 作)
(주제-인도네시아 이슬람교의 변화하는 얼굴)
 
제임스 나트웨이는 분쟁과 사회문제에 집중한 작가로 1980대에 현대사의 전쟁을 많이 기록했다. 위 사진에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교도들이 폭력에 맞서는 장면을 담았다.


▲ 7위 저 깊은 아래 (스티븐 알바레즈 作)
(주제-미국 남동부의 지하 동굴)
 
미국의 테네시 동굴 탐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다. 사진 작가 스티븐 알바레즈와 함께 지하 동굴 탐사에 나선 8명의 탐험가들은 어둡고 비좁은 통로를 뚫고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지하 세계의 아름다움 사진에 담아냈다.

알바레즈는 동굴 촬영을 위해 사진 기술 초기 단계로 돌아가 전자 플래시가 없는 시절 마그네슘 필라멘트나 섬광분을 활용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최고가의 디지털카메라를 쓰면서 1880년대의 조명 기술 사용한 것.

▲ 8위 '호주의 가뭄' (에이미 톤싱 作)
(주제-호주 남동부의 심각한 가뭄)
 
트럭 창을 통해 구도를 잡고 7년간의 가뭄으로 황폐해진 호주의 벌판을 촬영했다. 존스 편집장은 "메마른 땅과 아버지의 관심, 거친 날씨, 얼굴을 감싼 소녀의 조화가 특별하다. 보도 사진이 저널리즘과 예술의 경계를 넘은 모범적인 예"라고 평했다.


▲ 9위 '샹그릴라를 찾아서' (프리츠 호프만 作)
(주제-중국 서부의 급격한 발전)
 
중국 서부 산꼭대기 마을 주민이 소를 매달고 강을 건너는 순간을 포착했다. 중국의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불어 닥친 변화의 바람이 아직 미치지 않은 지역의 순수한 생활이 담겨 있다.

사진작가 프리츠 호프만은 농부가 매달린 와이어 옆에 매달려 이 걸작을 완성해 냈다. 그는 9주 동안 중국 서부를 돌아보며 전통과 현대사회가 교차하는 곳 중국 극서 지방의 자연과 인물을 사진에 담았다.

▲ 10위 '강의 영혼들' (게빈 셰이퍼 作)
(주제-아마존의 강돌고래)

기존에 거의 촬영된 적이 없던 미지의 동물 아마존 강돌고래(담수에 적응한 돌고래)의 사진. 1미터 앞 밖에 안 보이는 탁수 속에서 촬영하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나무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물 밑으로 내려가 돌고래의 실루엣을 촬영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돌고래들과의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얻어냈다.

불과 15~20센티미터 거리에서 광각렌즈로 촬영한 사진 속 돌고래의 얼굴을 만질 수 있을 듯 생동감이 살아있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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