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정세영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가 웰메이드 휴먼 멜로로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가 지난 14일 뜨거운 반응 속에 첫 공개됐다. 이준익 감독표 휴먼 멜로는 역시 차원이 달랐다. 삶과 죽음, 행복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짙은 감성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었다. 인간 누구에게나 공평한 가치이자, 공감할 법한 주제에 시청자들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며 극에 빠져들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도 빛을 발했다. 죽은 아내를 다시 마주한 재현과 감정의 동기화를 일으킨 신하균, 현실과 ‘욘더’를 오가며 다채로운 연기 변주를 선보인 한지민의 만남은 더할 나위 없었다. 선악의 구분이 없는 미스터리 캐릭터로 변신한 이정은, 강렬한 카리스마와 압도적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정진영까지 완벽 그 이상의 시너지로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설계된 세상, ‘욘더’를 각자 다르게 바라보는 네 사람의 모습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곱씹을수록 짙은 여운과 울림을 안기는 대사가 마음을 뒤흔들었다. 이에 재현(신하균 분), 이후(한지민 분), 세이렌(이정은 분), 닥터K(정진영 분)의 시선과 관점, 감정선이 녹아 있었던 1~3화 캐릭터별 명대사를 짚어봤다.

# “내 기억 속에 당신이 있는 거야?” 신하균, 존재와 기억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후, 재현은 혼란과 의심의 순간들을 수없이 마주했다. 죽은 아내가 보낸 메시지부터 그녀가 초대한 ‘욘더’라는 낯선 공간, 그리고 그곳에 실재하는 이후까지 모두 믿지 못했다. ‘욘더’에서 이후를 처음 만난 재현은 그녀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닥터K가 전하는 이야기들과 그를 추종하는 이들과의 만남으로 변화가 시작됐다. ‘욘더’에서 이후를 다시 만난 재현은 그녀와 함께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내 기억 속에 있어야 할 당신이 지금 여기 있어”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럼 지금은 내 기억 속에 당신이 있는 거야? 당신 기억 속에 내가 있는 거야?”라고 물으며 이후의 존재를 다시 생각했다. 슬픔과 그리움이 밀려오는 가운데, 재현의 복잡한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의 질문은 감정의 동기화를 일으키며 보는 이들마저 혼란스럽게 했다.

# “잃어버린 것을 잊지 못하는 건 잃어버린 게 아냐” 한지민, ‘욘더’에서 전한 메시지

이후는 재현보다 먼저 그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없어진다면 그건 당신한테 내가 없게 되는 거잖아. 나는 그게 슬퍼”라는 말로 홀로 남겨질 남편 재현을 걱정하는 이후의 모습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래서 이후가 선택한 것은 ‘욘더’였고 그녀는 재현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첫 번째 재회에서 모든 것을 부정하고 돌아갔던 재현을 다시 마주하게 된 이후는 생전 잃어버린 목걸이를 꺼내 보이며 말문을 열었다. “잃어버린 것을 잊지 못하는 건 잃어버린 게 아냐. 어떤 것이 잊혀진다면 그것은 애초에 버리고 싶었던 거야”라며 “모든 걸 다 버렸는데도 잊혀지지 않는다면, 그것만은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야”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서로를 잃지도 잊지도 못한 두 사람의 애틋한 대화가 가슴 한편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 “보이는 것을 믿으세요, 생각하는 것을 믿으세요?” 이정은, ‘욘더’로 이끄는 한 마디

아내와 자신도 모르는 계약을 맺었다는 의문의 손님, 세이렌은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후가 세상을 떠나던 날에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진 그를 다시 만난 장소는 바이앤바이였다. 죽은 이후의 몸속에서 발견된 브로핀과 믿을 수 없는 메시지를 확인한 재현은 혼란과 의심을 넘어 분노마저 드러냈다. 반면 세이렌은 “부인께서 직접 결정하신 일입니다. 지금 만나 보시겠어요?”라고 그를 자연스럽게 안내했다. 재현의 복잡한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본 듯 “잘 모르는 것은 두려운 게 아니죠. 알고 이해하면 새로운 겁니다”라며, “재현 씨는 보이는 것을 믿으세요, 생각하는 것을 믿으세요?”라고 묻는 세이렌의 목소리가 그를 절로 ‘욘더’로 이끌었다. 이처럼 극중 세이렌의 대사들은 재현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는 고뇌와 사유를 반복하게 하며 긴 잔상을 남겼다.

# “이제 죽음은 두려움을 맞이하는 순간이 아닙니다” 정진영, 죽음을 다시 정의하다

닥터K는 죽음의 세계를 과학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욘더’라는 가상 천국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 삶이 아닌 죽음을 ‘디자인’한다는 그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이야기의 중심에서 그는 재현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요한 인물이었다. 특히 현실과 ‘욘더’의 사이 어딘가, 스크린 속에서 바이앤바이에 대해 설명하는 닥터K의 모습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중 기억을 업로드하는 장치 ‘브로핀’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제 죽음은 두려움을 맞이하는 순간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은 다음의 삶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죠”라는 닥터K의 설명은 ‘육체는 죽었지만 기억으로 영원히 산다’는 새로운 발상을 가능케 했다. 근미래의 가상 세계 속에서도 현재의 우리와 맞닿아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닥터K의 메시지에 매료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4~6화는 오는 21일 티빙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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