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우림시장 극단 '춤추는 황금소' 연습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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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집중조명]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 극단 '춤추는 황금소' 연습 현장을 가다

시장상인과 주민들이 꾸미는 신명나는 연극 한마당!

△연극 '춤추는 황금소'를 연습중인 사람들. ⓒJTN NEWS [사진=유승관 기자]

시장상인과 주민들이 꾸미는 신명나는 연극 한마당!

[JTN뉴스=서울] "태어나 처음 해보는 연극연습, 몸은 힘들지만 '살맛'나요."_중앙떡집 김범진(57)씨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0년 '문화를 통한 전통(재래) 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으로 마련한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선정돼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중랑구 우림시장 전경. ⓒJTN NEWS [사진=유승관 기자]

주관단체인 우림문화달구지(대표 경상현)에서는 한해 동안 상인극단, 시장 통(通) 학교, 설렁탕 파티, 등산객 주막, 상인 CF 등 여러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교류의 장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중 극단 '춤추는 황금소'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0여명의 상인과 주민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단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주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공기가 많이 쌀쌀해진 10월의 초입,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시장상인들과 동네 주민들이 한 연극무대에 오른다고 해서 찾아간 길. 우림시장 한 켠 건물에 마련된 조그만 연습실에 모인 사람들은 늦은 시간까지 대본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이 준비중인 연극은 극단과 우림시장 내 복합문화공간의 이름과 동일한 '춤추는 황금소'다. 희곡작가협회 사무국장인 장경섭 씨의 극본을 바탕으로 하는 이 창작 연극은 세미 뮤지컬 형식으로 우림시장의 40년 희노애락을 담고 있다.

우림시장은 오랜 역사의 재래시장이지만 전국 시장 최초로 비가림막을 설치하는가 하면, 셔틀버스 운영과 현대화된 서비스로 대통령 포상까지 받은 선진시장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춤추는 황금소'는 시장을 오가는 서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온 상인들의 애환을 솔직담백하게 담아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초등학생부터 예순을 훌쩍 넘기신 어르신들까지 배우들의 나이대도 다양하다. 손녀와 함께 시장을 찾은 할머니가 시장의 역사와 사람들의 정겨운 일상을 추억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개성있는 인물들이 등장해 다양한 삶의 방식과 시장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전한다.

'재래시장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동기에 배우를 지원해 이제는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됐다는 황규봉 할머니, 온가족이 모두 연극에 출연한다는 중화초등학교 최영은-영진 남매. 떡집을 운영하는 김범진 씨는 "여기 있는 분들이 시장에서 매일 만나는 단골손님들"이라며 활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누가 억지로 떠밀어서가 아닌, 스스로 무대의 기쁨을 알고자 오디션에 참가한 배우들은 이제는 연극배우로서의 자긍심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다.

극단 '작은신화'의 반무섭 연출가는 이 작은 연극이 끝까지 순항할 수 있도록 이끄는 선장 역할을 자처했다. 태어나 처음 무대에 서보는 사람들을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지도해 오는 12월 별탈 없이 성공적으로 무대에 오르게 한다는 게 그의 최대 목표다. 전문 연출가와 배우로 만났지만, 1주일에 3~4일 저녁마다 동고동락하다 보니 이제는 우림시장 시민의 일원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무섭 연출가. ⓒJTN NEWS [사진=유승관 기자]

반무섭 감독은 "상인과 주민들이 프로 배우들은 아니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그에 못지 않다"면서 "순수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진짜 사람사는 이야기'가 연극으로 탄생될 것 같다. 나 또한 이번 경험을 통해 창작인으로서 새로운 에너지를 보충받고 있다"며 연출소감을 밝혔다.

이제 재래시장은 그저 물건을 팔고 사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전통, 사람들의 끈끈한 정이 살아있는 문화체험의 장으로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