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현화영 기자] 원로 작곡가 박춘석 씨가 14일 오전 6시 별세했다. 향년 80세.

뇌졸중으로 16년간 투병하던 그는 '비 내리는 호남선'을 비롯해 '아리랑 목동', '삼팔선의 봄', '사랑의 맹세' 등을 만든 작곡가다. 가장 많은 대중가요인 2천700여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유족에 따르면 박 씨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다.

1930년 5월8일 서울에서 출생한 박 씨는 경기중 4학년(고교 1년) 때 길옥윤ㆍ베니 김 등의 제의로 명동 '황금클럽' 무대에 서면서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1954년에는 '황혼의 엘레지(노래 백일희)'를 만들어 본격적인 작곡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음악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온 사건은 가수 이미자와의 만남이었다. 1964년 이미자와 작업을 시작하면서 트로트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이미자와는 그동안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아빠' '흑산도 아가씨' '황혼의 블루스' '그리움은 가슴마다' '삼백리 한려수도'를 비롯해, 30주년 기념음반 타이틀곡인 '노래는 나의 인생'까지 무려 500여 곡을 통해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밖에도 그는 1960~1970년대 패티김 남진 나훈아 문주란 정훈희 하춘화 등과 작업, 일명 '박춘석 사단'을 만들며 한국 가요계를 풍미했다.

고인은 이들과 함께 '가슴 아프게',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비 내리는 호남선', '초우'. '바닷가에서', '가시나무새', '마포종점' 등 한국인들의 가슴을 적신 숱한 명곡들을 만들어냈다. 

KBS 방송가요대상, KBS 가요ㆍ가사ㆍ음반기획상, MBC 10대가요제 특별상, KBS 가요대상 작곡상, 제1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1994), 옥관문화훈장(1995)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그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는 박춘석 기념사업회 추진위원회가 발족됐다.

지난 1994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가요계에서 모습을 감춘 고인은 16년간 투병하면서 거동은 물론, 언어장애로 의사표현도 하지 못했다. "음악과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산 고인의 간병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동생 박금석(77)씨가 맡았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8일 오전 8시.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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