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황은영 기자] 김진형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부본부장이 '여왕과 귀족의 나라' 영국의 면모를 다채롭게 소개한 서적 '어니언잭'(기파랑 펴냄)을 펴냈다.

5월1일 출간된 '어니언잭'에서는 영국 왕실과 일반인들이 쓰는 언어가 다름을 짚어낸다. 가령 영어권 성대모사의 단골 소재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최상층 영어에서는 점잖게 되물을 때 쓰는 'Pardon?'이 'f'로 시작하는 비속어만큼이나 입에 올리기 거북한 표현이라고 한다. 대신 'What?'이라고 물어야 한다.

실제로 미들턴의 어머니는 장래 사돈인 여왕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Pardon?'이라고 되묻고, 화장실을 가리킬 때 정중한 표현인 'loo'나 'lavatory' 대신 'toilet'을 쓰는 '천박한' 말투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일반인과는 괴리된 '그들만의 문화'가 위화감을 심어줄 법도 한데 영국인들의 왕실 사랑은 한시도 꺾인 법이 없다.

그 비결은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윌리엄의 동생 해리 왕자가 아프가니스탄의 최전선에 파견돼 먼지를 뒤집어쓰고 비스킷을 먹는 모습이나 경제 위기 때면 등장하는 여왕의 '신용경색 패션' 등을 통해 왕실은 높은 신분에 맞는 도덕적 책임감을 보여줬다.

저자는 "자선에 인색하고, 잊을라치면 투기나 탈세, 자녀의 탈법적 병역면제로 물의를 일으키며 사회적 비난을 받는 한국의 지도층이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한번쯤 되새겨볼 일"이라고 말했다.

'어니언잭'에는 이밖에도 저자가 '워킹 맘' 특파원으로서 몸소 겪고 본 영국과 영국 사람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담겨있다.

영국 국기 '유니온잭'에 벗겨도 벗겨도 새로운 모습이 나오는 '양파(onion)'를 합성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 껍질 벗겨도 또다른 껍질이 숨어있는 영국의 속살을 흥미롭게 파헤치고 있다.

영국하면 떠오르는 '우중충한 날씨' '무뚝뚝한 사람들' '형편없는 음식' 등의 고정관념도 깨뜨릴 수 있다.

[자료제공=기파랑]

황은영 bungbung82@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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