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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뮤지컬 '풀 하우스', 순정만화의 전설이 뮤지컬 무대로 돌아오다

신선한 볼거리와 다양한 연출 시도 돋보여


신선한 볼거리와 다양한 연출 시도 돋보여

[JTN뉴스 윤하나 객원기자] 93년 연재를 할 당시 아름다운 그림체와 그 당시로서는 보기드문 당돌한 캐릭터를 앞세워 큰 인기를 끌었던 '풀 하우스'가 이번엔 뮤지컬로 관객들을 만난다.

90년대에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녔던 여학생들 중에 '풀 하우스' 원작의 그림을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시대의 아이콘 이었던 이 만화는 이미 한번 톱스타 비와 송혜교를 앞세운 드라마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감각적인 매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만난 뮤지컬 '풀 하우스'는 드라마 보다는 원작에 가까운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되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는 감성적인 원작 보다 통통튀는 드라마를 따른다.

사실 이 작품은 리뷰를 위해 시작과 동시에 초청을 받아 이미 한번 관람을 마쳤다. 하지만 바로 리뷰를 쓰지 못한 것은 준비한 것이 정말 많아 보였음에도 공연을 마치고 난 뒤에 느껴지는 약간의 아쉬움 때문이었다.

덕분에 혹시나 라인업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까 싶어서 또 다른 라인업으로 한번 더 공연을 관람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뮤지컬 '풀 하우스'의 내용은 이렇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아름다운 집 풀 하우스는 작가 지망생인 한지은의 모든 것이다.

갑작스레 아버지의 죽음을 맞아 힘든 상황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기위해 노력하는 씩씩한 그녀앞에 청천벽력같은 일이 또 다시 찾아 오니, 본인도 알지 못 하는 사이에 톱스타 이영재에게 집이 팔려 소유주가 넘어간 것.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진실을 알기 위해 이영재를 찾아가던중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이영재와 인연 아닌 인연을 맺게되고 사생활이 복잡하던 이영재의 수 많은 뉴스를 덮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 그의 매니저는 풀 하우를 되찾는 조건으로 한지은에게 이영재와의 계약약혼을 제안한다.

처음엔 서로 소 닭 보듯 하던 '이영재'와 '한지은'은 미운정도 정이라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점점 호감을 느끼게 되고 이 와중에 로맨스물에 빠져선 안되는 사랑의 방해꾼들이 나타나 두 사람의 사이를 방해한다.

과연 이 두 사람이 어떻게 그 모든 난관을 헤치고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지, 또한 풀 하우스가 넘어가게 된 배후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를 밝혀내는것이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이 뮤지컬을 보면 참 공 들인 작품 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아 차릴 수 있다. 소녀감성을 자극하는 예쁜 이층집을 배경으로 시시각각 화려한 조명과 영상들로 바뀌는 무대는 물론, 각 에피소드 별로 잘 짜여진 다양한 장르의 넘버들과 의상, 극의 분위기를 한층 업 시켜줄 다채로운 연출 시도들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만족 시키기엔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이 작품이 만들어 지는 데 걸린 시간만 하더라도 무려 5년이다. 2009년 '바비킴' '조관우' 등의 유명 뮤지션들의 프로듀서 활동을 하며 '타짜', '쩐의 전쟁'등의 주제곡을 히트 시켰던 '하광석'과 뮤지컬 '싱글즈', '카페인’, ‘스트릿 라이프’ 및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각본, 가사, 연출을 맡아 재능을 인정받은 '성재준' 연출이 손을 잡고 작업을 시작한 이래 대중적이지만 감미로운 넘버들을 만들어 내는 데에만 1년이 걸렸다.

이후 2010년 출품한 ‘제 4회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최우수 창작 뮤지컬로 선정되어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고, 그 후로도 4년 동안 주요 스태프들이 그대로 뭉쳐 초연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아시아권을 공략할 것을 목표로 삼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만큼 완성도 있는 다양한 음악들과 화려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호흡이 아니라 스토리의 필연성 이었다.

과거 원작인 풀 하우스가 연재를 끝 마치기 까지는 5년 이상이 걸렸다. 그 긴 이야기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묶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 했는지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약간만 욕심을 더 부리고 싶은 부분은 스토리를 조금만 더 부드럽게 풀어 나가는데 도움이 되어 줄 '한 장면' 들의 부재였다.

쉽지않은 연적이 있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어쩔수 없이 사랑에 빠진다면 왜 갑자기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 강렬한 첫 인상인지 알 수 없는 그리움인지 혹은 어딘가 친숙한 느낌 때문인지 그 한마디에 독백만 있었더라도 더 좋았을텐데.

아니면 여 주인공이 위험에 빠졌을때 남자 주인공이 구해 줄 수 있도록 어디로 구하러 가야 할지 가기전에 힌트라도 줬다면 좋았을 텐데.. 이런 사소한 아쉬움들이 계속 남아서 한번 더 작품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이런 연결고리가 없다고 해서 공연의 이해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런 아쉬움이 남는 것 자체가 워낙 잘 만들어진 뮤지컬 이라서 남는 약간의 미련으로 여겨질 만큼 작품 자체로는 충분히 훌륭하다. 굳이 본인처럼 분석적으로 공연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느끼기도 힘들 옥의티다. 하지만 역시 잘 만들어 졌기에 그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좋은 음악, 좋은 볼 거리로 관람 시간을 아깝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작품. 그렇기에 조금만 더 손을 본다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 90년대를 지나온 사람에겐 반가운 향수와 설레이던 감정을 되살려 주고 새로운 세대에겐 순정만화의 풋풋함을 느끼게 해 줄 작품. 박수를 주고 싶은만큼 조언도 아끼고 싶어지지 않는 것은 그런 이유라 하겠다.

약간 유치하고 옆사람 팔을 팡팡 치는 장면이 많아도 밉지 않다. 얼굴을 붉히는 두근 거림과 오글 거림은 원래 종이 한장 차이 이니 말이다.

발그레한 얼굴로 나올수 있는 통통튀는 공연을 찾는다면 주저없이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풀 하우스'.

멋진 왕자님과 악당에게 잡혀가는 공주님의 이야기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스테디셀러 아니겠는가.
 
 


JTN 윤하나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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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윤하나 기자 press@jtn.co.kr
  • 기사입력 : 2014-05-0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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