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윤보라 기자] 한국 창작뮤지컬의 마스터피스 '잃어버린 얼굴 1895'가 4K 촬영과 5.1채널 음향 기술로 압도적 감동의 공연실황 영화로 변신해 2월 극장 개봉을 앞둔 가운데, 해외 대형 뮤지컬이 독점해온 공연실황 영화 시장 속 한국 창작뮤지컬의 영상화 관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경을 넘나드는 K-콘텐츠의 활약과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연계에서 비대면 공연 콘텐츠, 공연 영상화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브로드웨이 등 해외 대형 뮤지컬의 전유물로만 느껴졌던 뮤지컬 공연실황 영화 시장에 국내 창작뮤지컬들이 도전장을 내밀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공연실황 영화의 대부분은 영국 웨스트엔드 혹은 미국 브로드웨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춤과 사랑에 빠진 11살 소년 ‘빌리’가 가난과 역경을 딛고 발레리노의 꿈을 찾아 런던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공연 실황 뮤지컬로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라이브'(2014)다.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원작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1)가 뮤지컬로 재탄생, 완벽한 무대 연출과 더불어 배우들의 화려한 발레 퍼포먼스 그리고 귀를 사로잡는 웅장하고 가슴 벅찬 뮤지컬 넘버의 조화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공연실황 영화는 2014년 9월 28일 영국 전역을 비롯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 9개국에 생중계되었던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현장을 스크린에 담아 오리지널 공연의 생생한 현장감을 그대로 구현해 국내 2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뮤지컬 공연실황 영화에 새로운 형식을 더해 주목받은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2020)는 사랑과 용서, 구원과 희망의 노래로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콘서트 형식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살아있는 뮤지컬의 전설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하고, 지금까지 뮤지컬을 통해 활약했던 65명이 넘는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한 무대에 올라 공연을 완성했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스루' 공연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 노래에 초점을 맞춰 듣는 재미를 극대화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살아있는 전설들의 활약과 열정으로 뭉친 주조연들의 하모니 배우들의 표정연기는 극의 집중을 돕고 상황에 따라 의상과 구성 등에 변화를 주는 등 연출에 신경을 써 다소 허전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한정적인 배경을 메꾸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형식의 공연실황 영화를 탄생시키며 국내 1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창작뮤지컬이 이런 공연실황 영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 스크린 정식 상영으로 화제를 모은 뮤지컬 '웃는 남자 감독판'(2019)은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스크린 상영을 통해 한 층 더 깊어진 작품성으로 귀환한 뮤지컬 '웃는 남자'는 제작 당시 다양한 각도와 숨결이 느껴질 듯한 클로즈업을 통해 공연장에서 보는 것 이상의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배우 박강현, 민경아, 이상준 등이 함께한 대작 뮤지컬을 스크린에서 한 발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로 각광받으며 1만 관객을 돌파, 한국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줬다.

앞선 활약에 힘입어 공연실황 영화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주역, 대한민국 창작공연의 상실 서울예술단의 대표 창작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가 오는 2월 CGV 단독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공연실황 영화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명성황후 이야기를 담은 팩션 사극이다. '웃는 남자 감독판'을 시작으로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며 공연 영상화 작업과 함께 공연 시장은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은 물론, 다양한 뮤지컬 작품들이 영화로 재탄생해 기대를 높인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9대의 4K 카메라로 무대의 깊이감을 구현한 영상미와 5.1채널 사운드로 공연 현장 이상의 웅장함을 담은 압도적인 스케일로 스크린을 찾아온다. 기존 제작방식에서 나아가 국내 창작뮤지컬 공연 영상화의 교과서가 될 새로운 마스터피스의 등장을 예고한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위주의 뮤지컬 시장 속, 몇 안 되는 국내 창작뮤지컬 흥행작마저 대부분 해외에 원작을 두고 있는 가운데,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의상부터 무대, 음악, 연출,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국내 여성 창작진의 재해석을 더한 팩션 스토리까지 전통과 현대, 예술과 기술, 동양과 서양의 완벽한 융합으로 그려낸 가장 한국적인 통섭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도전장을 내민다. 실험적인 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돋보이는 '잃어버린 얼굴 1895'가 뮤지컬 기 관람객은 물론 영화 관객까지 사로잡으며 시대와 조우하는 걸작으로 자리 잡아 공연실황 영화계에 한국 창작뮤지컬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의 현재와 미래를 스크린에 펼쳐낸 '잃어버린 얼굴 1895'는 2월 CGV에서 만날 수 있다.

윤보라 기자 boran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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