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현화영 기자] '데스노트' 시리즈의 후지와라 타츠야가 이번에는 영화 '카이지'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이제는 그의 '장기(長技)'라 해도 무방한 '만화 캐릭터 같은 과장된 연기'를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카이지' 역시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

'카이지'는 지난 1996년 일본의 만화잡지에 연재된 이래 총 판매누계 1천300만부 이상을 기록한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만화를 원작으로, 이미 속편 제작이 결정됐을 정도로 일본 개봉 당시 크게 흥행에 성공한 작품.

이로써 타츠야는 '베틀로얄', '데스노트'에 이어 '카이지'까지 시리즈 영화의 단골 주인공이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카이지'는 하는 일 없이 인생을 허비중이던 청년백수 '카이지'(후지와라 타츠야)가 고액의 빚을 지게 되고 이를 변제하기 위해 위험한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게임은 악덕 대기업이 거대한 암흑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청년들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카이지는 첫번째 '가위 바위 보 게임'에 이어 두번째 '고층빌딩 철골 건너기 게임', 세번째 'E카드'까지 다양한 게임에 자신의 인생을 걸게 된다.

영화는 이 대기업의 실체와 함께 뛰어난 머리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카이지에 주목하며 꽤 짜임새 있는 영상을 펼쳐 보인다.

특히 '데스노트' 시리즈에서 타츠야와 콤비를 이뤘던 'L' 마츠야마 켄이치가 특별출연하는 '고층빌딩 철골 건너기 게임' 장면은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듯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게임 참가자들은 1천만엔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2개의 고층빌딩 사이에 설치된  철골 평균대를 건너야만 하는 상황. 이를 샴페인을 마시며 재미삼아 관람하는 고위층 인사들의 그로테스크한 웃음은 이 영화가 단순히 만화 원작의 오락성에만 그치는 게 아님을 시사한다.

결국 '카이지'는 청년 실업, 고위층의 도덕성 타락, 인간존엄성의 훼손 등 일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을 '쓰레기'라 치부하는 현대 사회의 부패한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복잡하지 않지만 머리를 써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의 규칙들은 130분 긴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단, 쉬지 않고 '엥엥'거리며 울부짖는 타츠야의 연기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버겁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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