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할리우드 고전 영화의 만남
심형래, 하비 케이텔 등 배우들의 관록 돋보여

**감독 심형래/제작 영구아트/103min/12세관람가/한국,미국**

[JTN뉴스] '영구' 심형래가 돌아왔다. 땡칠이는 한국에 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이태리 마피아 조직을 초토화시킨다.

'한국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가' 심형래의 녹슬지 않은 연기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새영화 '라스트 갓파더'를 통해서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용가리''디워(D-war)' 등 공룡 SF 대작영화들을 만들어온 심 감독은 관객들의 호기심에 힘입어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작품성에 있어서는 양극을 오가며 '반쪽짜리' 흥행신화를 일궜다는 평을 받아야 했다.

그가 이번에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주특기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한국의 '영구' 캐릭터를 할리우드 고전영화 '대부(The Godfather)'에 접목시킨 아이디어가 엉뚱하면서도 기발하다.

스크린으로 돌아온 '영구'(심형래 분)는 2,30대 관객들이 어린시절 보고 자란 영구보다는 늙은 감이 없지 않지만, 알고 보니 이태리 마피아의 대부 '돈 카리니'(하비 케이텔)의 숨겨진 자식이었다는 엉터리 같은 설정을 매끄러운 스토리텔링과 영구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잘 살려냈다.

종아리와 배꼽을 드러낸 한복이 아닌, 50년대 신사 정장을 코믹하게 갖춰 입고 팔(八) 자로 허우적거리며 걷는 영구의 모습은 얼핏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기도 해 외국 관객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펭귄, 파리, 포졸 등 심형래의 개그 캐릭터들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녹여낸 점 또한 눈길을 끈다.

어느 바(bar)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원더걸스, 대사를 통해 등장하는 추신수 등 한국에 대한 코드들도 곳곳에 포진돼있어 반가움을 더한다.

'스모크' '저수지의 개들' 등 주옥같은 영화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던 하비 케이텔의 모습도 반갑다. 어눌한 영어를 구사하고 그야말로 바보같기 그지 없는 영구를 자신의 아들이라며 받아주는 마피아 보스에게서 아버지의 정마저 느껴진다.

심형래는 하비 케이텔, 마이클 리스폴리 등 쟁쟁한 배우들을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은 연기로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 보였다.(물론 자신이 감독이기도 하지만)

한국 관객이야 너무나 익숙한 영구의 바보스러운 행동에 '피식'하고 웃음 짓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를 처음 접하는 외국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아마 영국에서 온 '미스터 빈'의 몸개그를 처음 접했을 때의 우리를 떠올린다면 '라스트 갓파더'의 흥행전망 또한 밝지 않을까 싶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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