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표현에 주목...자크 타티에 바치는 오마쥬

[JTN뉴스 현화영 기자] 2003년 '벨빌의 세 쌍둥이'로 칸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으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2D 애니메이션의 거장 실뱅 쇼메 감독이 한편의 동화 같은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일루셔니스트'로 국내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일루셔니스트'는 눈과 마음을 맑게 하는 아름다운 색감과 환상 동화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

쇼메 감독은 '아리스토캣'(1970)과 '101마리의 달마시안'(1961) 등 고전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2D 애니메이션만이 갖는 가장 큰 장점으로 '예술적인 거침'을 꼽는다. 인간이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이 인간적이며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일루셔니스트' 캐릭터 작업에 2D를 고집했다는 후문.

CG 기술로 인간의 손동작과 표정변화를 '입력'하기보다는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인체 소묘 강의를 듣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그려내길 원했다. 특히 '일루셔니스트'가 마술의 자연스러운 트릭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손동작을 해부학적으로 정확히 묘사한 부분은 정교한 2D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1963년 프랑스 출신으로 순수미술을 전공한 쇼메 감독은 빅토르 위고의 첫번째 소설인 'BUG JARGAL'의 애니메이션 작업과 캐나다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며 애니메이터로 경력을 쌓아갔다. 1998년 23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노부인과 비둘기들'로 아카데미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된 그는 2003년 첫 장편 데뷔작인 '벨빌의 세 쌍둥이'로 칸영화제와 아카데미에서 모두 주목 받으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떠올랐다.

2006년에는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의 '에펠 탑' 에피소드를 연출하기도 했다. 외로운 마임 아티스트가 유치장에서 소울 메이트를 만난다는 이야기를 슬프고도 아름답게 연출한 감독은 애니메이션계의 '장 피에르 주네'라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일루셔니스트'는 프랑스 코미디의 거장 자크 타티가 그의 딸 소피 타티셰프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보고 반한 쇼메 감독이 "마치 누군가 자신을 봐주며 타티를 다시 불러일으킬 불가능한 꿈을 이뤄주길 바라며 반세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며 스크립트 작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완성됐다.

'벨빌의 세 쌍둥이'의 OST 작업도 본인이 직접 담당해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로 올랐을 만큼 그림뿐 아니라 음악 분야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보인 감독은 '일루셔니스트'에서도 주제가와 사운드트랙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일루셔니스트가 무대에 설 때마다 흐르는 주제가는 쇼메가 타티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에디뜨 피아프, 자끄 브렐 같은 전설적인 가수들의 모창으로 엮어져 프랑스의 문화와 정취를 느끼게 한다.

프랑스의 대표 영화제인 세자르영화제, 유럽영화제, 뉴욕비평가협회에서 애니메이션상을 휩쓸고 2011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애니어워드 최고작품상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얼마 전 폐막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는 등 국내 관객들까지 사로잡았다. 오는 6월16일 개봉.


현화영 blackmania83@hanmail.net /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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