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성공만을 꿈꾸던 시대, 사랑에 모든 것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

[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고? 아니, 옛날과 똑같이 돌려놓겠어!”
사랑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 개츠비. 20세기 미국 현대문학의 걸작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위대한 개츠비’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베일에 싸인 백만장자 개츠비의 꿈, 사랑, 욕망을 그린 이 소설은 이미 3차례 영화화 됐고 이번에 바즈 루어만 감독에 의해 다시 한번 리메이크 됐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고,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 조엘 에저튼이 가세했다.

원작 소설처럼 닉 캐러웨이(토비 맥과이어)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닉이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으며 제이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대해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스토리를 이끌어낸다.

1922년 종전 후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룬 미국사회는 도덕이 헤이해지고, 재즈가 유행하며, 불법이 난무하고, 주가는 끝없이 치솟았다. 뉴욕에서 성공을 꿈꾸는 수많은 젊은이 중 하나인 닉은 증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는 뉴욕 근교 신흥 부자들이 모여 사는 웨스트 에그의 작은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호화로운 저택에 살고 있는 개츠비와 이웃이 된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에서 베일에 싸인 백만장자가 된 개츠비는 주말마다 성대한 파티를 열어 수백명의 손님을 초대한다. 어느 날 파티에 초대 받은 닉은 5년 전 개츠비가 사촌 데이지(캐리 멀리건)와 연인 사이였음을 알게 된다. 당시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개츠비를 잊은 채 데이지는 부유한 톰(조엘 에저튼)과 결혼했고, 개츠비에게 파티는 데이지를 다시 만나기 위한 수단이다.

데이지의 남편 톰은 정비공의 아내와 이미 불륜 관계에 있었고, 닉의 도움으로 개츠비와 재회한 데이지는 톰과 개츠비 사이에서 갈등한다. 개츠비를 못마땅히 여기던 톰은 데이지가 개츠비의 차를 운전하다 정비공의 아내를 친 사실을 알고 정비공에게 피의자가 개츠비라고 귀뜸하는데...

영화는 초반부터 마약과 술에 취해 밤새 웃고 떠드는 장면과 개츠비의 거대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성대한 파티를 통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3D로도 개봉해 그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동시에 배경 음악으로 최근 음악이 편곡되고 힙합이 주로 사용되면서 1920년대를 현대적인 분위기로 색다르게 연출했다.

원작 소설이 보여준 당시의 깊이 있는 시대상과 주변 인물들의 존재감은 다소 아쉽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꿈과 사랑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특히 중요한 배경이 되는 개츠비의 저택과 데이지의 남편 톰의 저택은 각각 신흥 부자들이 사는 웨스트 에그와 명문가 출신 부자들이 밀집한 이스트 에그에 위치하여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세계를 보여주었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즐기는 화려한 파티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개츠비의 장례식도 극적으로 대비되는 장면이다.

한 남자의 순수하고 애절한 사랑을 그린 ‘위대한 개츠비’는 부와 성공만을 꿈꾸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더욱 빛났고 백만장자와 순정남 사이를 오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또한 의문에 둘러싸인 개츠비의 모습, 꿈에 그리던 사랑을 만나는 순간 떨리는 눈동자, 끝내는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모든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캐리 멀리건 역시 사랑스러우면서도 이기적인 데이지의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개츠비에게 마음이 흔들리면서도 현재의 결혼 생활을 버리지 못하는 데이지의 현실적인 갈등과 등장 인물들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면서도 개츠비에게 진정한 가치를 느끼는 닉의 독백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간절히 원했지만 이룰 수 없었던 꿈, 희미한 안개 속 강 건너 비치는 그린 라이트를 향해 뻗은 개츠비의 손 끝은 다다를 수 없기에 더욱 애절한 감정을 담고 있다. 가치 있는 꿈에 자신을 던진 개츠비의 위대한 사랑은 그래서 더욱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한편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달 16일 국내에서 개봉한 뒤 11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현재 원작소설이 서점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JTN 서영희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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