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동명 영화 리메이크한 로맨스...감각적 영상과 음악으로 관객들의 마음 사로 잡아

[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사랑이 전부인 지금, 나는 순수와 작별한다."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영화 ‘엔들리스 러브’는 운명처럼 만나 첫 눈에 반한 두 남녀가 진정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주변 환경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운명적으로 마주한 제이드(가브리엘라 와일드)와 데이빗(알렉스 페티퍼). 오랫동안 제이드를 마음에 두었던 데이빗은 그녀를 멀리서 지켜볼 뿐 다가서지 못한다. 졸업식이 끝난 후, 고급 레스토랑을 찾은 제이드 가족은 발레파킹 알바생으로 일하는 데이빗과 마주하게 된다. 제이드와 데이빗은 처음으로 말을 섞고 친구가 되면서 서로를 향한 강한 끌림을 느낀다.

집안의 대를 이어 심장전문의가 될 예정이었던 큰 오빠 크리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제이드는 아빠의 기대 속에 명문 의대 진학을 앞두고 있었다. 친구도 사귀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느라 ‘얼음공주’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외로운 삶을 선택했던 그녀는 데이빗을 통해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에 빠져들면서 운명 같은 첫사랑을 맞이한다.

딸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 있던 제이드의 아빠 휴(브루스 그린우드)는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아버지의 자동차 정비소를 이어 받으려는 데이빗이 탐탁지 않고, 데이빗으로 인해 병원 인턴까지 포기하려는 제이드의 모습에 필사적으로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한다. 반면, 엄마 앤(조엘리 리차드슨)은 제이드의 사랑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조력자로 등장한다.

‘엔들리스 러브’는 1981년 당시 최고의 미녀 브룩쉴즈가 나왔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 한 영화다. 그 때의 설정이 그대로 재현되면서 자라온 환경과 신분차이, 부모의 반대, 그것을 뛰어 넘는 순수한 사랑 등 전혀 새로울 것도 없고, 그리 절절하지도 않은 10대의 사랑 이야기지만 적어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데 의미가 있다.

포스터와 제목만 보면 마치 사랑에 목숨 건 남녀의 진한 러브스토리처럼 보이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딸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준다. 제이드에 대한 법정 접근 금지령까지 내린 아버지의 반대가 둘의 사랑을 더욱 간절하게 만들지만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고 느끼기엔 어딘지 부족하다.

그래도 사랑과 이별이 흔히 반복되는 요즘 시대에 사랑이 전부라고 믿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영화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음악과 어우러진 로맨틱한 영상들이다. 제이드와 데이빗의 사랑하는 장면들과 함께 달콤한 음악이 더해지면서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고 있는 듯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파티, 페스티발, 불꽃놀이, 동물원에서의 장면은 물론, 옷을 벗어던지고 호수로 뛰어드는 모습, 숲길을 가르는 드라이브와 키스 등 짜릿하고 아름다운 영상들을 통해 10대의 열정적인 사랑을 그려낸다.

한편, 제이드의 엄마 앤은 관객과 같이 그들의 순수한 사랑을 지켜보며 변화하게 되는 인물로 등장해 80년대의 ‘엔들리스 러브’가 보여줬던 감성을 그대로 전해준다.

제이드와 데이빗의 사랑은 열정적이고 순수하며 모든 것을 내던지고 서로에게 빠져든다. 사랑의 감정이 너무 단편화되고 조건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지금, ‘엔들리스 러브’는 관객들로 하여금 순수했던 그 시대의 감성과 열정을 떠올리게 할 전망이다.

JTN 서영희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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