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홍 송은지 요조 등 젊은 음악인들의 갈등과 고민 담아낸 리얼다큐

**감독 민환기/배급 ㈜이모션픽쳐스/90min/1월14일/한국**

한국과 할리우드의 대작과 기획영화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날 것’ 같은 영화였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현재 활동중인 인디밴드 멤버들의 일상을 조용히 따라가보는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다.

중앙대 영화과 교수로 재직중인 민환기 감독은 1년 넘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하며 생활하며 그들의 갈등과 고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음악영화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옥같은 음악들은 이 다큐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인디밴드의 특성상 홍대 등지에서 매일 밤 벌어지는 크고 작은 공연들, 몇 평 안 되는 연습실에서 펼쳐지는 리허설들.

특히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두 멤버인 김민홍과 송은지가 즉석에서 멜로디와 곡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가슴 훈훈해지는 매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간간이 멤버들의 인터뷰와 일상생활이 교차되며 그들의 음악적 고민도 엿볼 수 있다.

홍대에서 연주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점을 묻는다면 아마 경제적인 고충일 것이다.

어느 늦은 밤, 한 라이브 클럽에서 김민홍과 공연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송은지. 그녀가 택시기사에게 늘어놓는 푸념은 그냥 푸념이라 하기엔 너무나 절박하고 진솔하다.

한 달에 고작해야 50만~60만원 벌이가 고작인 그녀는 나이 서른에 아직도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 하루에도 몇 번 씩 음악을 그만둘까 고민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과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오늘도 관객들이 있는 무대로 향한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다큐멘터리지만 극영화 못지않은 갈등구조(?)를 지니고 있다.

바로 ‘홍대여신’ 요조와의 불협화음이 그것. 귀엽고 예쁜 외모로 CF, 방송, 영화까지 진출한 홍대 클럽 출신 인디가수인 그녀는 원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객원 멤버로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인지도가 급상승해 밴드와 다른 행보를 선언한 요조 때문에 김민홍과 송은지는 서운하기만 하고, 두 사람 사이에도 입장차이로 인한 오해가 생긴다.

대중에게 사랑받은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매한가지일 터. 음악이 먼저냐, 대중이 먼저냐 하는 원론적인 문제 때문에 소규모 밴드와 요조의 갈등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깊어가기만 한다.

물론 누가 옳고 그른지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민 감독은 무대에서 만큼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음악이 지닌 힘을 증명해 보인다.

이는 늘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 음악가들에 대한 감독의 격려와 찬사이기도 하다.

음악 다큐 영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JTN평점 ●●●●○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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