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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여죄수들의 작은 울림, 영화 ‘하모니’
재소자들의 안타까운 사연, 음악으로 승화…나문희 김윤진 등 깊이 있는 연기 ‘뭉클’
재소자들의 안타까운 사연, 음악으로 승화…나문희 김윤진 등 깊이 있는 연기 ‘뭉클’
**감독 강대규/제작 JK필름/장르 감동드라마/115min/12세관람가/1월28일/한국**
얼마 전, 한 여자교도소의 일상을 들여다 본 다큐멘터리가 TV에서 방송돼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그 다큐에는 중범죄자나 사형수들의 인터뷰도 포함돼있었는데 ‘과연 무슨 사연으로 이 감옥까지 오게 됐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겉으로는 그저 평범해 보이는 여성들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중에는 가정폭력을 참지 못하고 남편이나 의붓아버지 등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여성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강대규 감독은 영화 ‘하모니’에서 억울하게, 혹은 어쩌면 그들도 이 사회의 피해자일지 모르는 여성 재소자들이 노래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가족과 만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한 마디로 ‘하모니’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단순한 경구를 되새기게 하는 가슴 뭉클한 음악영화라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인 교도소와 재소자들을 다루고 있으니 영화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았을 터. 어찌 됐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심지어는 살인까지 한 사람들의 교도소 생활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비판 또한 피해가기 힘들 듯하다.
이 같은 비판의 싹을 미리 자르기 위해서였을까. 11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강대규 감독은 “많은 조사 끝에 여자교도소에는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며 연출의도를 밝힌 바 있다.
배우 김윤진이 분한 ‘정혜’는 임신중 의처증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남편을 죽게 해 징역 10년형을 선고받는다. 그리고 곧 교도소에서 아이를 출산하는데, 그녀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형법상 18개월뿐이다.
이제 30대 초반인 그녀는 40대가 훌쩍 넘어서야 감옥 밖을 나갈 수 있지만, 10살이 된 그녀의 아들은 그녀를 알아볼 리 만무하다. 죄를 저지름과 동시에 자식과 떨어져야 하는 여성 재소자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무서운 형벌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
노년의 사형수 ‘문옥’(나문희 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촉망받는 음대 교수였지만 남편이 자신의 제자와 바람을 피고 있음을 눈치 채고 두 사람을 차로 치어 살해한다. 한 순간의 오판으로 인해 사형까지 언도받았지만 그 보다 더한 고통은 자신에 대한 원망으로 자식들이 그녀를 보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모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각자 안타까운 사연을 지니고 있다. ‘하모니’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마저 포기당한 채 세상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하는 여성 재소자들의 삶에 주목하며 세상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 그들이 부르는 따뜻한 희망의 노래를 전한다.
하지만 그런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음악영화 특유의 정형화된 틀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소자들이 스스로 ‘하모니 합창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보이기까지 일련의 스토리가 새롭거나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립싱크하는 배우들의 모습 또한 아쉽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마를 새 없는 걸 보면, 캐릭터의 진정성과 음악의 힘이 영화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오는 1월28일 개봉.
JTN평점 ●●●○○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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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현화영 기자 press@jtn.co.kr
- 기사입력 : 2010-01-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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