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빅터스'의 두 주인공, 모건 프리먼(왼쪽)과 맷 데이먼. ⓒJTN뉴스

인종의 벽 넘어 국민을 하나로 묶는 스포츠의 감동...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명연출 돋보여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133min/전체관람가/3월4일**

[JTN뉴스 현화영 기자] 지난 2002년 서울 시청앞 광장을 가득 메웠던 붉은 악마의 함성이 아직 생생하다.

그날이 입증해줬듯 스포츠는 인종과 성별, 나이를 떠나 인류를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 사람들은 하나의 스포츠팀을 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승리를 위한 힘겨운 여정을 함께하며 울고 웃는다.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Invictus)’는 지난 1995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실제 열렸던 럭비월드컵을 극화한 작품. 할리우드 명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아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한다.

스포츠가 주소재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선수가 아닌,  ‘넬슨 만델라’ 전(前) 대통령이다. 배우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그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 인권운동가로, 영화는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흑인과 백인으로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화합시키기 위해 고심하는 대목에서 출발한다.

남아공에는 ‘스프링복스’라는 백인 럭비팀이 있는데, 당시만 해도 럭비는 백인들의 전유물로 흑백간 양극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스포츠였다.

만델라 대통령은 남아공과 영국팀의 경기에서 백인들은 스프링복스를, 흑인들은 상대팀인 영국을 응원하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스프링복스의 주장 ‘프랑소와 피나르’(맷 데이먼)을 만나 1년 후인 1995년 남아공에서 열리는 럭비월드컵에서 우승해줄 것을 부탁한다.

피나르는 27년간이나 백인들에 의해 감옥살이를 했음에도 백인들을 용서하고 포용하려는 만델라에게 존경심과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정치와 스포츠를 오가는 방대한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담아내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마지막 4분, 우승 여부를 판가름 짓는 경기장면은 마치 진짜 경기를 보는 듯 손에 땀을 쥐게 한다.(경기룰을 모르는 관객에게 조차!)

넬슨 만델라로부터 “나를 연기할 최고의 배우는 당신밖에 없다”는 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모건 프리먼은 수도 없이 그의 육성 녹취록을 듣고 행동과 의상을 체크해 실존인물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지난해 미국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3월7일 열리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됐다.

이 영화 한편을 위해 진짜 럭비선수처럼 몸을 부풀린 맷 데이먼 역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만델라를 처음 만나 점점 그에게 동화돼가는 마음의 과정을 극단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풀어냈다.

올해는 남아공 월드컵축구대회도 예정돼 있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영화가 더 뜻 깊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4일 개봉.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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