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박선후 기자] 지난 25일 국내 최초 개봉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 '네이키드 런치'가 거장들이 한데 모인 영화 속 음악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은다.

'네이키드 런치'는 살충제에 중독된 해충 방역사 ‘윌리엄 리’가 벌레들의 초대로 정체불명의 세계 ‘인터존’에 빠져들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게 되는 몬스터 무비. 개봉 이후 “환각을 그리는 게 아니라 ‘위대한 환각’ 자체인 영화! 지금 봐도 세련되고 충격적이다”(김봉석 평론가), “윌리엄 S. 버로스가 소설에서 추구한 혼란과 전복을 크로넨버그 감독 특유의 기괴한 바디 호러로 표현한 몽상”(장성란 영화저널리스트)라는 유수 매체의 호평에 더불어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X n***********), “버로스가 쓴 책을 크로넨버그 감독이 영화화하게 되면서 완벽해진 듯”(X s*********), “곱씹을수록 재밌는 악몽 같아서 좋다” (X m********) 등 관객들 역시 기괴한 상상이 빚어낸 괴이하고도 매혹적인 체험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영화 속의 기괴함을 더해 주는 사운드트랙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며 이를 작곡한 하워드 쇼어와 참여한 재즈 연주가 오넷 콜먼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워드 쇼어는 영화 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거장 중 한 명으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특근'(1989), '갱스 오브 뉴욕'(2002), '디파티드'(2006), '휴고'(2011) 등 굵직한 작품들의 음악을 맡아오며 할리우드 영화 음악의 중심에 자리잡아 왔다. 특히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2001)를 시작으로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호빗'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장대한 판타지 서사를 채워 넣는 대서사적 음악을 만들어내며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기도 하였다. 그런 그와 가장 오랫동안 합을 맞춰 온 감독은 바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어린 시절 옆집에 살았던 하워드 쇼어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서로의 독창적인 세계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영화 '더 브루드'(1979)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 작품인 '더 슈라우즈'(2024)까지 수십편에 달하는 작품을 함께 작업해 왔다. '네이키드 런치'는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6번째 작품으로, 오케스트라와 재즈를 결합한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시도하며 영화 속 환각적인 세계에 기괴함을 더하였다.

'네이키드 런치' 사운드트랙에 특별함을 더해 준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프리 재즈계의 전설, 오넷 콜먼이다. 하워드 쇼어는 원작 소설인 [네이키드 런치]를 연구하던 중,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50년대 후반 유행했던 재즈 음악에 주목했고, 특히 ‘인터존’의 배경이 된 모로코 탕헤르의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해 북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재즈 음악을 탐색하였다. 그러던 중 오넷 콜먼의 음악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Midnight Sunrise”를 들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은 “이 곡이 바로 ‘인터존’의 국가다”라며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이후 하워드 쇼어가 작곡한 77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 위에 오넷 콜먼의 자유롭고도 강렬한 즉흥 연주가 더해지며 '네이키드 런치'만의 독창적인 사운드트랙이 완성될 수 있었다.

이처럼 독보적이고 기괴한 스토리와 연출에 거장들이 총 집합한 음악이 더해져 탄생한 걸작 '네이키드 런치'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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