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윤하나 기자] 지난 29일 개봉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응원이 쏟아지고 있는 영화 '1980 사북'이 박봉남 감독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1980년 4월, 강원도 정선 사북에서 일어난 광부들의 항쟁과 이를 은폐하려 했던 국가 폭력, 그리고 광부들의 분노가 어떻게 서로에게 향했는지를 재구성한 휴먼 탐사 다큐멘터리 '1980 사북'이 박봉남 감독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1980 사북'의 출발점부터 제작 과정에서의 고민과 비하인드, 사북 사건의 현대적 의미 등에 대해서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무엇보다 인터뷰 영상은 “강원도에 과거 탄광촌이었던 사북이라는 도시가 있다. 이곳에 ‘대통령 오신 우리 마을’을 새긴 기념비가 있다. 1980년 10월 5일, 이곳에 온 대통령이 누구일까? 전두환이다. 왜 왔을까? 이 영화는 이 질문에서 시작해 그 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다큐멘터리”라는 박봉남 감독의 흥미로운 소개로 시작하고 있다. 또한 그는 “사북 사건이 벌어졌던 1980년에 중학교 2학년이었고, 영화 작업을 시작한 2019년까지 알고 있었던 내용은 광주 민주화 운동 이전에 벌어졌고, 광부들이 집단적으로 벌인 폭력 사태뿐 이었다”라고 회고한다. 이어 사북 출신이었던 대학 선배의 사북 방문 요청을 계기로 '1980 사북'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작품의 시작에 대해 전하며 “폭동 혹은 항쟁, 사북 사건에 두 주장이 있지만 나는 근본적으로 노동 운동이라고 생각한다”에 이어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사건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려고 했다”고도 덧붙인다.

특히 박봉남 감독은 사북 사건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이기도 한 당시 노조지부장 아내를 향했던 내부 폭력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는다. “무고한 여성이 노조지부장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이에 대해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로 사북 사건의 본질과 상관없다, 사북 사건의 의미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있지만, 나는 영화 속에서 피해 가지 않고 사실관계를 밝히며 상세히 다뤘다”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그는 “사북 사건은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가 잘 보이지 않고, 이들이 서로 뒤바뀐다는 특징도 있다. 관객들이 보고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도 더한다.

박봉남 감독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되면서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10월 부마항쟁과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 사이에 사북 사건이 있다. 사북 사건이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에 있고 광부들이 벌인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이라는 의미도 있다. 만약 당시 계엄군의 진압 작전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5월 광주와 4월 사북의 운명은 바뀌었을 것이다”라며 사북 사건을 한국 현대사의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게끔 만든다.

인터뷰 말미에 박봉남 감독은 “강제로 잊힌 아픈 역사다. 땅속 깊이 묻혀 있던 비극의 실체를 캐서 세상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980년, 야만의 시대가 남긴 상처를 서로 이야기하고 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지 한 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1980 사북'을 통해 바라는 점도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제작 비하인드는 물론, “아들 같은 군인들에게 처 맞는 것이 너무 가슴 아팠다”라고 증언했던, 영화에는 담지 못했던 당시 인물들의 이야기들도 확인할 수 있는 '1980 사북' 박봉남 감독 인터뷰 영상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건 발생 45년 만에, 한국 현대사에서 잊힌 비극 ‘사북 사건’을 제대로 조명하며 국가 폭력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1980 사북'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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