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전 도발 음모론 파헤쳐...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적 영상 '눈길'

**감독 폴 그린그래스/ 제작 ㈜월드시네마/114min/15세관람가/3월25일/영,미,프,스**

[JTN뉴스 현화영 기자]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그것이 우리의 삶과는 무관한, 혹은 그다지 중차대한 일이 아니라면 별 상관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거짓이 엄청난 인명을 앗아간 전쟁에 관한 것이라면.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미디어가 그런 추악한 진실들을 파헤치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 세워 대중에게 알리는 모럴을 발휘한다면 그것은 가장 중요한 의무이자 책임을 이행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 ‘진실찾기’에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라는 할리우드 대표 배우와 감독이 나섰다. 이들은 액션 블록버스터 ‘본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춘 명콤비이기에 신뢰감은 더할 수  밖에 없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가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민주주의를 재건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의 주도하에 벌어진 이라크 전쟁.

영화는 대량살상무기 수색팀장인 ‘로이 밀러’(맷 데이먼)는 상부로부터 내려온 제보를 받고 수색에 나서지만 매번 허탕을 친다.


제보의 신빙성의 의심을 품던 밀러는 우연히 이라크인 세력의 움직임을 포착하게 되고,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 미국의 내세운 ‘대량살상무기 제거와 세계평화 유지’라는 대의명분은 거짓임을 깨닫게 된다.

진실을 캐기 위한 밀러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국방부 요원 ‘클락 파운드스톤’(그렉 키니어)의 첨예한 대립, 그리고 진실의 열쇠를 쥔 이라크 정치인사의 행방과 운명이 스토리의 주된 축을 이룬다.


극영화라기보다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사실적 영상이 눈길을 끈다. 스릴러나 전쟁영화 특유의 드라마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진실(영화 속 진실)에 하나씩 접근해가는 즐거움, 그것을 관찰자 입장에서 꿰뚫어 보는 통쾌함이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진중한 표정 속에 진실에 대한 집념과 정의감을 표출해낸 맷 데이먼과 다소 비열해 보이지만 냉철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그렉 키니어의 연기는 ‘그린존’을 이끌어가는 또 다른 힘이다.


제목인 ‘그린 존’은 지난 2003년 미국에 의해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후, 후세인이 살던 바그다드 궁을 개조한 지대. 주이라크 미군 사령부와 이라크 임시정부청사가 자리 잡은 안전지대인 ‘이라크 국제 지역’의 별칭이다.

정치 문화계를 통틀어 다소 민감한 주제인 만큼 미국 내 언론과 평단사이에 극과극의 평이 엇갈렸다고.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한 그랜그래스 감독의 연출력은 괄목할 만하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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