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건 두 남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반전과 오락성, 종교 메시지 적절히 배합된 액션 블록버스터

**감독 알버트 휴즈, 알렌 휴즈/수입 (주)케이디미디어/117min/15세관람가/4월15일/미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인류가 멸망하고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을 다시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지구 종말'을 다룬 영화들이 속속 제작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일라이'는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스타일리쉬한 영상과 메시지로 눈길을 끈다.

덴젤 워싱턴과 게리 올드만, 이름만 들어도 믿음(?)이 가는 두 연기파 배우의 조우. 선과 악을 대표하는 두 캐릭터인 '일라이'와 '카네기'로 각각 분한 두 사람은 마치 물과 불처럼 근접할 수 없지만 조화로운,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보여주며 스크린을 압도한다.

지구가 대재앙을 맞은 후인 2043년, 야욕을 앞세워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보려는 카네기는 '인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쇠'라 믿는 한 권의 책을 얻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그리고 우연히 자신의 마을을 방문한 일라이에게 그 책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를 쫓는 치열한 추격전은 시작된다.

책의 정체는 바로 성경(Holly Bible)이었다. 세계가 한날 한시에 파괴됨으로 인해 인류와 함께 사라졌던 문명의 산물들, 그 속에 성경책 또한 희귀한 존재가 돼버린 것. 하나님은 물론 성서의 가르침을 알 턱 없는 소수의 인간들(남겨진 자들), 그들과는 다른 가르침을 받은 일라이는 새로운 문명의 밑거름이 될 성경책을 전하기 위해 '서쪽'으로 향한다.

과연 일라이는 카네기를 물리치고 자신의 신성한 임무(mission)를 완성할 수 있을까.

두 남자의 첨예한 대립은 액션 블록버스터란 장르명과 어울리게 화려하게 펼쳐진다. 특히 스타일리쉬한 인물들의 분장과 영상은 마치 패션화보를 보는듯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포스트(post) 안젤리나 졸리'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여배우 밀라 쿠니스의 매력 또한 스크린을 통해 빛난다.

'인류가 멸망하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폐허가 된 지구를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현지의 평과 함께 개봉 당시 최고 흥행작이었던 '아바타'를 누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식량과 식수가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화폐가 사라져 물물교환을 해야하는 사회. 패스트푸드 소스나 설탕 봉지가 희귀해 환영 받는 사회. 지금이라면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미래(?) 사회의 모습은 비참하지만, 신기하게 다가온다.

 Tip!  영화의 마지막, 그가 향했던 '서쪽'의 아이러니한 정체가 밝혀진다. 성경책을 유심히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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