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유진희 기자] 영화 '천국의 아이들'을 만든 마지드 마지디는 가족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다.

'천국의 아이들'에서는 잃어버린 신발을 소재로 끈끈한 남매애를 그렸고, 최근 개봉한 '윌로우 트리'는 부부간의 문제를 흥미롭게 풀었다.

오는 5월 개봉하는 '참새들의 합창'에서도 가족에 대한 그의 관심은 여전하다.

시험을 앞둔 청각 장애인 큰딸이 보청기를 잃어버린다. '카림'(모하마드 아미르 나지)은 새 보청기를 딸에게 사주려 하지만 만만찮은 가격이 부담이다.

설상가상으로 직장까지 잃은 그는 호구지책으로 오토바이 운전을 시작하지만 도시인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기도 당하고, 길도 잃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던 그는 결국 크게 다쳐 몸져눕는다.

마지디 감독은 시골 촌부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담담하게 펼친다. 보청기를 사주려다 크게 다치기까지 하는 아버지의 노고가 눈물겹지만 그렇다고, 그가 부자가 되거나 형편이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

영화에서 배우 모하마드 아미르 나지의 존재감은 가히 절대적이다. 별다른 표정도 짓지 않고, 연기도 대충대충 하는 것 같지만 그는 완벽하게 스크린을 장악하는 기묘한 능력을 보여준다. 지난 2008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오는 5월5일 국내 개봉.


유진희 star@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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