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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아수영대회 한국 신기록의 주인공 주장훈 선수

"재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태도가 재능"




[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제89회 동아수영대회가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광주에서 펼쳐졌다. 한국수영을 대표하는 ‘기록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동아수영대회에서 올해는 단 1개의 한국 신기록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평형 50m 남자 일반부 오산시청팀 주장훈 선수다. 유일한 한국 신기록으로 화제가 된 그를 만나기 위해 소속 훈련장인 경기도 오산스포츠센터를 찾았다.





-다음은 주장훈 선수와의 일문일답

 

Q. 이번 대회 평영 50m에서 유일한 한국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평영 100m 우승과 함께 2관왕으로 MVP까지 수상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린다.


50m에서 기록을 세우겠다는 목표로 참가하긴 했지만 이 정도의 대기록을 세울 줄은 몰랐다. 인생에서 처음 세운 기록이 아닌가. 너무 놀랍고 신기하다. 주변 분들이 더 감동받고 축하해 주셨고 무엇보다 내가 열심히 했다는 걸 증명해낸 결과라 더 기쁘다. 운도 좀 따랐다. 원래 동아대회는 선발전을 겸하는데 올해 처음으로 따로 했다. 한국 기록 선수들이 세계선수권 준비를 위해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신기록을 세운 유일한 선수가 됐고 그래서 MPV도 따라오게 됐다.

 

Q. 한국 신기록은 예선에서 세웠다. 결승에 임할 때 각오는 어땠나?


기대는 했지만 오전 예선전에서의 컨디션이 더 좋았다. 결승을 앞두고 몸을 풀 때 기록이 0.1초 더 늦길래 컨디션이 가라앉을 걸 느꼈다. 그래서 1등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갱신은 못했지만 결승 기록 역시 한국 신기록이다. 예선전은 특별히 긴장하지 않았고, 모든 게 잘 맞았던 것 같다.


Q. 이번 대회를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면?


특별한 준비는 없었다. 3주 간 부산 전지훈련을 다녀온 것 외에는 다른 대회와 똑같이 준비했다. 오산시청팀이 올해 처음으로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한 시합이 바로 이번 동아대회였다. 전보다 더 각오를 다지고 의기투합해서인지 부산에서의 훈련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마쳤다. 내 스스로가 열심히 잘한 것도 있다. 새벽에도 혼자 달리거나 코어운동까지 남들이 쉴 때도 항상 운동을 많이 한다.

 

Q. 스스로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운동을 즐기는 편인가?


즐거운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야 성장한다고 느껴진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솔직히 어릴 때는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부모님이 시켜서 한 거라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매일 새벽에 아버지가 깨워서 운동을 보내주셨는데 어릴 땐 너무 싫었지만 억지로라도 나가면 나갔지 훈련을 안 한 적은 없었다. 이 길이 내 길이라고 생각한 것도 불과 작년부터다. 내 나이에는 뭘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쨌든 남들보다 잘하는 게 있어서 내 길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이제 운동하는 것도 좋다.


Q. 수영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었고 계기는?


처음 배운 건 2001년 초등학교 1학년 때다. 기본적으로 수영은 해야 하니까 부모님께서 시키신 것 같다. 심지어 물을 무서워해서 선생님께 안겨서 물 속에 들어갔다고 한다. 어머니께 들은 얘기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수영강습을 좀 받고 작은 대회지만 출전할 때마다 잘하니까 스스로 최고라고 생각을 했던지 하루는 또래도 아닌 형들과의 시합에서 3등을 했는데도 졌다는 생각에 울분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그만큼 승부욕이 대단한 아이였다고. 그렇게 2003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던 것 같다.





Q.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했는가?


2015년 전국체전 이후부터였다. 못했을 때는 진짜 하기 싫었다. 그만두면 무엇을 할까도 고민했다. 2013년 실업팀에 입단했는데 돈을 받고 운동하는 선수다 보니 당연히 전국체전은 뛰어야 하는데 재작년에는 원하는 만큼 잘 되지 않았다. 부산체고를 나왔는데 당시 부산에 내려가 7개월 동안 훈련을 해보기도 했다. 역시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다. 그 때는 정말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경기도는 전국체전 선발기준이 높다. 경기도 내에서 2등, 전국 랭킹 8위를 해야 전국체전을 뛸 수가 있는데 작년 7월까지 선발 기록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못나가는 상황이었다. 5월까지도 너무 안되고 전국체전을 못나간다는 생각에 더 큰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계속하다 보니까 기록이 조금씩 올라가고 전국체전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Q. 선수생활 하면서 힘이 되는 멘토가 있다면?


무엇보다 내 자신이 스스로 잘해서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건 결국 마음을 그렇게 먹기 때문이다. 현 소속팀 홍승리 감독의 경우 2013년 같이 입단한 형인데 작년부터 감독을 맡고 있다. 말도 잘 통하고 정말 편하게 해준다. 요즘 들어 생각해보면 보통 감독과 코치가 요구하는 원칙과 기준을 따라야 하는 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게 진짜 좋고 도움이 된 것 같다. 감독님도 선수들이 알아서 열심히 하고 찾아서 운동을 하니까 너무 좋다고 해주신다. 서로 노력을 많이 하니까 팀워크도 좋고 그래서인지 이번에 선수들이 모두 잘했다.

 

Q. 복부에 호랑이 문신이 인상적이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평소 관심이 많았고 올해 초 처음 해봤다. 이왕이면 강한 동물을 선택한 것이 타이거였다. 인생에서 뭔가 큰 것을 얻었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상징처럼 조금씩 해서 온몸을 채우고 싶다. 이번에 한국 신기록을 세웠으니 조만간 할까 생각 중이다. 타투가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가 대중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긍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길 바란다.

 

Q.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방법이 있다면?


유명선수들의 명언을 자주 찾아본다. 특히 이종격투기 코너 맥그리거 선수를 좋아한다. 평소 훈련과정이나 생각, 명언 등이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것 같다.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명언 중에서 “나는 인생에서 실패를 거듭해왔다. 이것이 정확히 내가 성공한 이유다.” 이 말이 진짜 맞는 말인 것 같다. 실패도 많이 했다. 누구나 열심히는 하지 않는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잘해야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요즘에는 잘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것 같다. 대회가 끝나면 대부분 놀고 쉬고 술 먹고 그러는데 그게 제일 안 좋은 것 같다. 시합 직후가 몸이 젤 좋다고 생각한다. 연습에서는 시합 때만큼의 기록이 절대 나올 수 없지 않은가. 시합이 결국 최고의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끝난 직후의 훈련이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다. 그게 쌓여서 잘 되는 것 같다.

 

Q.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며, 훈련이 없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가.


보통 6시반에 일어나 5km 러닝을 하고 오전에는 코어 복근 운동 후에 1시간 정도 수영을 한다. 오후에는 스트레칭을 하고 2~3시간 수영을 하는데 이외에도 주 3회 개인 체력운동으로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다. 토요일에 오전 운동만 하면 주말은 쉬면서 보내지만 사실 별다른 취미는 없다. 가끔 영화 보는 건 좋아한다. 이번에 광주에서 올라오는 날 형들과 '트랜스포머'를 봤다. 음악은 힙합을 좋아하고 공연은 가본 적이 없다. 원래 클럽을 많이 갔는데 안 간 지 오래됐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부산에 있고 여기 오산에서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가끔 예전에 수영했던 친한 친구 몇 명 만나는 게 전부다.

 

Q. 현역 선수로서 바라보는 한국 수영의 미래는 어떠한가.


지금보다는 많이 바뀔 것 같다. 예전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김서영, 안세현 선수 모두 친구인데 이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정말 잘 할거다. 나도 나가고 싶었는데 부득이하게 선발전을 안 뛰게 되어서 내년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


Q. 올 하반기 일정과 앞으로의 목표는?


가깝게는 8월에 대통령배 대회에 나갈 계획이고 그 다음이 제일 중요한 전국체전이다. 지금 보다 나은 목표를 위해 꾸준히 준비할 것이다. 이번 기록이 올해 아시아에서는 3위라고 들었다. 세계랭킹 20위권 내의 기록으로 알고 있는데 물론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깨지겠지만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 지금 거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기록이 너무 잘 나왔기 때문에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대로 간다면 기록을 더 단축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재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태도가 재능’이라고 말하는 그는 “외국의 경우 50대까지는 아니더라도 40대에도 충분히 현역선수로 뛰고 여자 선수의 경우 출산 후에도 복귀해서 금메달을 따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서른이면 은퇴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선수생명에 한계를 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최대한 선수생활을 오래하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도 밝혔다. 


가정에서는 10살과 12살 터울의 두 형을 가진 늦둥이 막내지만 수영 선수로서 갖는 자기확신과 그것을 뒷받침 해주는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한국 수영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불과 2년여 앞으로 다가온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를 겸해 큰 관심을 모았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2001년 일본, 2011년 중국에 이어 3번째다. 세계대회 유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가 자신과 한국 수영에 거는 확신만큼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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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서영희 기자 press@jtn.co.kr
  • 기사입력 : 2017-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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