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리뷰] 연극 '연상의 여자'
40세 이혼녀와 25세 연하남의 용감한 러브스토리
40세 이혼녀와 25세 연하남의 용감한 러브스토리
[JTN뉴스 임귀연 객원기자] 40대 유부녀와 그녀의 아들 뻘인 20대 젊은이의 치명적인, 동시에 운명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 ‘도쿄타워’ 속에는 “장애물이 없는 연애는 없다.” 라는 의미심장한 대사가 나온다.
연극 ‘연상의 여자’ 속에서도 이처럼 사랑을 가로막는 어떤 특별한 장애물이 있다.
매력적이고 열정적인 40세의 이혼녀 ‘앤’과 25세 귀여운 연하남 ‘피터’에게는 무려 열 다섯 살이나 되는 나이 차이가 그 장애물이다.
삶은 때로는 뜻하지 않게 흘러간다. 그리스 여행 중 우연히 만나 낭만적인 로맨스를 즐겼던 두 사람이 일상에서 다시 재회하게 될 줄이야.
안정적인 커리어우먼으로서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앤’의 일상에서 훈남 청년 ‘피터’의 열정적이고 끊임없는 구애는, 갑자기 마주친 소나기처럼 난처하고 곤혹스럽기만 하다.
연극 ‘연상의 여자’는 어떻게 이들이 특별한 나이차와 사회적인 편견이라는 장애물을 뛰어 넘어 멋지게 사랑을 완성해 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과거 토니 연극상을 수상하고, 영화화되기까지 했던 ‘Forty carats'라는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 명품 코미디 연극은 탄탄한 작품성을 토대로 특유의 위트 있고 따뜻한 묘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준다.
사실 현실적으로 이 만한 나이차를 극복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5살 연상녀와 연하남의 결혼은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과 어긋나기에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이 곱지 않으리란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같은 파격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랑은 전혀 자극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고급스럽게 잘 꾸며진 무대 위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레 펼쳐지는 주, 조연 배우들의 탄탄하고 노련한 연기 앙상블이 미묘한 심리 묘사를 통해 충분한 설득력을 줄 뿐만 아니라 대사에 담겨진 깊은 의미를 음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극적재미와 더불어 연상커플이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닌 오늘날의 변화한 남녀관계를 짚어보게끔 만든다.
이 연극에서 가장 희극적이며 빛나는 장면은 ‘앤’에게 흠뻑 빠진 줄만 알았던 부유한 중년 남자 ‘에디’가 사실 사랑에 빠졌던 대상이 바로 ‘앤’의 딸이자 자유분방한 소녀 ‘트리나’임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나이 차이쯤이야 별 거 아니라는 듯 용감하고 당당한 ‘에디’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동시에 ‘앤’이 ‘피터’에게 마음을 열게 해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일순간 바보가 되는 거에요.”라는 극 중 대사처럼, ‘앤’ 역시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사랑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또한 캐럿이 높을수록 값이 더 나가는 다이아몬드처럼, 그간 못 마땅하기만 했던 ‘나이 듦’을 기꺼이 긍정하고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요즘 찾아보기 힘든 웰메이드 로맨스 연극 ‘연상의 여자’는 오는 2월 8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JTN 임귀연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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