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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 깊은 울림의 연극 ‘킬미나우’

7월1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서 공연




[JTN뉴스 임귀연 객원기자] 흔히 인생을 연극에 비유한다. 어둠이 내린 극장에 앉아 연극을 본다는 것은 온전히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고, 그 순간만큼은 어느 누군가의 인생이었을 반짝이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안녕, 이제부터 우리는 긴 여정을 시작할 거예요"


극 중 등장하는 이 대사처럼 연극 ‘킬미나우’는 아이가 태어나며 아빠로 새롭게 다시 태어난 어느 한 남자의 뜨겁고 절절한 삶을 만나는 시간이다.


촉망받는 작가였던 ‘제이크’는 15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와 어머니를 잃은 뒤로는 줄곧 심각한 지체 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의 아들 ‘조이’를 홀로 돌봐 온 헌신적인 아빠다. 비록 ‘아빠’로서의 인생 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고생스러운 삶이지만, 밝고 영특하게 자란 ‘조이’와 함께하는 나날들은 그의 얼굴에 늘 웃음꽃을 피게 한다. 


한편, 그에게는 남몰래 오랫동안 만남을 가지며 속 깊은 대화와 정을 나눠 온 애인도 있다. 비록 평범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그에게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이다.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자신은 점점 늙어가고 힘이 빠지는데 아이는 점점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정도. 그러나 가혹한 운명의 장난처럼 어느 날 ‘제이크’에게 닥친 병마는 그의 몸을 급격히 마비시키고 그의 삶을 서서히 질식 시킨다. 점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사라지고 ‘돌봐주는 행위자’에서 남아 있는 가족들, 특히 ‘조이’에게 조차 짐이 되고 마는 ‘제이크’. 여기에 온 몸을 지배하는 극심한 고통 속에 온전한 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에게 과연 행복은 무엇이며 인간다운 삶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연극 ‘킬미나우’는 캐나다의 유명 극작가 브래드 프레이저의 최근작으로,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아빠 ‘제이크’와 장애를 갖고 있지만 아빠 몰래 독립을 꿈꾸는 17세 아들 ‘조이’,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삶과 이별, 죽음을 다룬 문제작인 동시에 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관객과 소통하는 탁월한 솜씨를 지닌 오경택 연출과 연극 ‘프라이드’를 통해 소수자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던 지이선 작가의 각색으로 지난해 국내 무대에 초연됐고, 당시 첫 공연부터 기립박수를 받으며 인터파크 연극 부문 랭킹 1위를 기록하는 등 평단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우리 사회에 금기시되어 온 장애인의 성, 불륜, 그리고 안락사 등 자칫 불편하고 폭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을 만한 민감한 소재를 거침없이 다루면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불편하지 않게끔 설득력 있게 파고 드는 솜씨는 무척 놀랍다.


극 중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과장 없이 진실된 태도로 담백하게 보여주는 배우들의 놀랍도록 사실적인 연기는 장애인 가족이 겪는 일상의 삶을 편견 없이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문학적인 은유와 상징들로 가득한 명대사와 명장면들은 극 속에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해주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해주며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특히 욕조에서 ‘조이’가 ‘제이크’를 씻겨주는 마지막 결말 장면은 물 흐르듯 고요하게 차곡차곡 쌓아왔던 감정들이 일시에 폭발하며 부자(父子)간의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따뜻하고 절절한 작별인사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선사해 줄 것이다.


연극이 끝났다. 무사히 공연을 마친 배우들이 소리없이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아이처럼 서럽게 운다. 뜨겁게 박수를 치는 객석에서는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낼 뿐 한동안 아무도 말이 없었다.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관객들의 얼굴이 눈물에 젖어 잔뜩 상기된 채 퉁퉁 부었다. 때로는 침묵과 눈물이 가장 큰 위로임을 그 순간 관객들 모두가 알고 있는 듯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와 더욱 깊어지고 섬세해진 연출로 찾아온 연극 ‘킬미나우’는 오는 7월 1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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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 임귀연 객원기자 press@jtn.co.kr | 사진 :
  • 기사입력 : 2017-07-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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