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맹목’, 4월 10일부터 26일까지 설치극장 정美소

대학로를 무대로 꾸준한 창작 작업의 산실이 되어온 극단 ‘물리’가 새 연극 ‘맹목(盲目)’을 발표한다.

1997년 창단된 극단 ‘물리’는 지금까지 '서안화차', '레이디 맥베스', '죽도록 달린다' 등 작품성과 실험성으로 연극계에 화제작들을 발표해 온 극단이다. 1세대 연출가 한태숙, 2세대 연출가 서재형에 이어 3세대 연출가로 주목받고 있는 오김수희는 스페인작가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Antonio Buero Vallejo)의 원작 ‘타오르는 어둠속에서’를 ‘맹목’이라는 타이틀로 각색해 공연한다.

원작 ‘타오르는 어둠속에서’는 1946년 작으로 기승전결 구조와 시간의 흐름이 분명하지만, 연출가 오김수희의 각색으로 재탄생된 ‘맹목’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획득하는 작품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게다가 뮤지컬 ‘판타스틱스’,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무대디자인을 맡았던 도현진의 모던하고 양면적인 무대, 연극 ‘허삼관 매혈기’, ‘벽속의 요정’, ‘열하일기’ 등 다수의 작품에서 빛나는 조명을 보여준 김창기가 만들어내는 제3의 공간, 음악가 미연이 직접 어쿠스틱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던락과 재즈풍의 음악이 어우러져 오늘의 관객들에게 전하게 될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세기 스페인 희곡의 거장’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초기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맹인학교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뤄 스페인 내전으로 암울했던 시기와 독재정권이 장악했던 시대를 모두 관통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극 ‘맹목’은 오는 4월 10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美소에서 공연되며, 정인겸, 권경희, 이갑선, 전종배, 김정민, 양윤희, 한정왕, 민우기, 이문준 등이 출연한다.


JTN 현화영기자
Copyrightⓒ2009 JTN all rights reserved.

[사진제공=㈜이다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