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극한의 공포를 경험하라.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은 전형적인 공포영화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제목 가운데 ‘고기’를 뜻하는 ‘미트(Meat)’가 들어가는 걸 보고 이 영화가 범상치 않은 슬래셔 무비*나 하드고어 무비*임을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장소는 음산한 지하철. 아무리 늦게 타도 불이 훤히 켜져 있는 우리나라 지하철이라면 그 공포감은 덜 하겠지만 이 영화는 푸른빛의 냉기 가득한 인적 드문 뉴욕의 한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다.

새벽 2시, 양복을 잘 차려 입은 한 남자가 지하철에 들어선다. 지하철엔 사람이 별로 없을뿐더러 어느 누구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얼 하는 사람인지 관심이 없다. 도축업자인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가방에서 고기 다지는 망치를 꺼낸다. 그의 눈에는 방금 깡패들에게 시달리다 겨우 목숨을 건져 이제 막 한숨을 돌리는 한 아가씨가 들어온다. 그리고 그는 단 한 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녀의 얼굴을 사정없이 망치로 내리친다.

표현해낼 수 있는 공포영화의 극한은 어디까지인가? 이건 정말 해도 너무 한다. 새벽의 지하철. 밀폐된 공공장소. 옆에 앉은 낯선 사나이. 우리 생활 주변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요소들은 모두 끌어다 썼다. 게다가 사람의 육체를 고기처럼 썰어대다니, 너무 적나라하기까지 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랬다. 마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를 떠올리게 하는 극악무도한 살인마는 ‘마호가니(비니 존스 분)’. 도시를 찍는 사진작가 레온(브래들리 쿠퍼 분)은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마호가니와 마주친다. 그의 얼굴에서 알 수 없는 한기를 느낀 레온은 마호가니를 미행하게 되고, 그가 도축업자인데다 매일 같은 시각 지하철을 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왜 새벽마다 지하철을 타는 것일까? 주변에서 매일 실종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100년 전 한 도축업자가 연쇄살인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는데... 그에 대해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피비린내 나는 진실과 마주 하게 된다. 단, 임산부나 노약자는 절대 관람금지, 일반인들 역시 영화를 본 후 과도한 공포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은 클라이브 바커의 1984년 공포단편집 『피의책』에 실린 작품 중 동명의 단편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다. 베를린 영화제에 상영당시 관객들로부터 “공포 이상의 쾌감을 선사하는 블록버스터 공포”라는 찬사를 받은 이 작품은『피의책』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도 팬들이 영화화되기를 열망했던 0순위의 단편으로 알려져 있다. 24년 만에 드디어 영화화 된 이 작품을 두고 원작자 클라이브 바커는 “관객들이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을 접한 후, 그들이 재빨리 새 속옷을 사 입기를 원할 만큼 흠벅 젖기를 원한다”고 전했다는 후문이다. 새벽의 인육 열차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공포의 실체는 8월 14일 확인할 수 있다.

*슬래셔 무비(Slasher Movie)-연쇄살인마가 등장해 시체를 난도질하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루는 영화.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스크림> 등
*하드고어 무비(Hardgore Movie)-피는 기본이고 사지절단과 함께 창자와 내부 장기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 <네크로맨틱>이나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등이 이에 속한다.

* 광기의 감독 기타무라 류헤이는 누구?

영화를 보고 나니 감독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정통 미국식 호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표현강도나 양식이 결코 미국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의 공포천재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이란다.

기타무라 류헤이는 17살에 호주로 건너가 영화를 공부하고 24살의 나이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단돈 30만 엔에 찍은 영화 <다운 투 헬>로 제1회 인디펜던트영화제 그랑프리를 거머쥔 무서운 역량의 감독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좀비들, 영원히 살아야만 하는 운명의 여자, 황당무계한 아이디어가 특징인 그는 광기에 가득 찬 폭력을 대담하게 영상으로 그려 낸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된 작품은 2001년 개봉한 <버수스(Versus)>다. 이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 마니아들로부터 천재적 감각을 지닌 영화 신동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후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스카이 하이드> 등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기타무라 류헤이’ 풍 장르영화로 인정받았다. 이번 영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참고-네이버 영화)

JTN 현화영기자
Copyrightⓒ2008 JTN all right reserved.

사진제공=㈜누리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