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긴 쾌남 다찌마와리의 요절복통 독립투쟁기.
영화를 보는 내내 배꼽 잡지 않는다면 당신은 “옳지 않아~”
류승완 감독의 독특한 연출이 빛을 발하는 작품

2000년, <다찌마와 lee>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류승완 감독이 8년 만에 동명의 작품을 다시 들고 나타났다. 차이점이 있다면 놀던 판을 인터넷에서 스크린으로 옮겨왔다는 것.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라는 제목으로 개봉되는 극장판 ‘다찌마와리’는 더욱 거대해진 스케일과 호방한 액션, 예상을 뒤엎는 엉뚱 코미디로 8년을 기다려온 ‘다찌마와리 마니아’들의 기대에 부흥할 예정이다.

8월 6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언론시사회가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임원희 공효진 박시연 류승범 안길강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무대 인사에서 류승완 감독은 “남들 다 웃지 않는데 혼자 웃는다면 당신은 옳다. 하지만 남들 다 웃는데 혼자 웃지 않는다면 당신은 틀린 것이다”라며 재치 있게 말했다.

실제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객석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더욱 호방해진 쾌남이 되어 돌아온 ‘다찌마와리’ 임원희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촌스럽고 재미있는 6-70년대 활극의 주인공으로 분했다. 안길강 류승범 김수현 김병옥 등 코믹 조연배우들의 감초연기도 돋보였다. 영화에서는 다찌마와리가 만주 북경 스위스 미국 등 전 세계를 종횡무진 하는데도, 실제 모든 촬영이 국내에서 이뤄졌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압록강은 왠지 ‘한강’스럽고, 스위스의 눈밭은 왠지 용평스키장 같다. 또한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언어가 등장할 것 같지만, 듣다보면 왠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기막힌 웃음 포인트를 배치하는 류승완 감독. “정말 물 만난 물고기 같다!”

60~70년대 액션활극 보는 듯한 ‘확 깨는 영화’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60~70년대 한국 액션활극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배우들의 말투, 몸동작, 의상을 모방하는 것을 떠나 더욱 과장되게 극대화한다. 배우들의 촌스러운 말투와 표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처음에는 어이없는 웃음을 짓게 하다가 갈수록 그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마치 <1박2일>에서 이수근이 어이없는 중국어를 하듯이, 모든 외국어를 엉터리 한국어로 대치한 류승완 감독의 아이디어 역시 70년대 임권택 감독의 액션활극에 얽힌 에피소드에서 나왔다고. 류승완 감독은 “임권택 감독님이 활극을 찍을 당시 우리 사회는 영화에서 일본어를 사용할 수 없는 사회였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어를 일본식 발음과 억양 비슷하게 바꾸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영화 속에 연출됐었다. 이러한 사회상 역시 이번 영화에서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 “동생 류승범은 작업할 때마다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
한편, 류승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국경살쾡이’를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배우이자 동생인  류승범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류승범에 대해 “함께 작업할 때마다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다. 작업하고 나면 쾌청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현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로 뒤통수를 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극중 인물들이 다찌마와리인 ‘임원희’를 보고 “잘생겼다”며 속으로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역시 류승범의 생각이었다고. 류승범은 “조연배우로서 극중 ‘쉼표’와도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후시 녹음 때 많은 애드리브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JTN 현화영기자 / 사진 임지우
Copyrightⓒ2008 JTN all right reserved.